
딸기는 수확하는 순간 재배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품질관리 과정이 시작되는 과실이다. 식물체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호흡이 계속되고 수분이 빠져나가며 과실을 구성하는 세포벽의 변화도 계속된다. 여기에 선별과 포장, 운송 중 발생하는 충격과 미생물 오염까지 더해지면 상품성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특히 딸기는 수분함량이 높고 조직이 부드러워 수확 후 관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농장에서 당도와 경도가 좋은 과실을 생산했더라도 수확한 딸기를 높은 온도에 오래 두거나 여러 차례 옮기면서 압상을 발생시키면 소비자가 받을 때의 품질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고품질 딸기 생산은 수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예냉과 저장온도, 습도, 포장, 선별과 운송까지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해서 관리해야 한다.
수확 후 딸기의 품질이 빠르게 떨어지는 이유
딸기는 수확한 뒤에도 살아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호흡을 계속한다. 호흡 과정에서는 과실 내부에 저장된 당과 유기산 등이 소비되고 열도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으면 이러한 대사활동과 품질 변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수분손실 역시 중요한 문제다. 딸기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 중량이 감소하고 표면의 윤기가 떨어지며 꼭지와 과실 조직이 시들 수 있다. 세포 내부의 팽압도 낮아지기 때문에 과실이 단단하게 느껴지는 정도도 감소할 수 있다.
여기에 선별이나 포장 과정에서 미세한 상처가 발생하면 미생물이 침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회색곰팡이와 같은 병원균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면 저장기간은 더욱 짧아질 수 있다.
결국 수확 이후의 품질관리에서는 과실의 호흡과 수분손실, 연화와 미생물의 증식을 얼마나 늦출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딸기 예냉이 중요한 이유
예냉은 수확한 과실이 가지고 있는 열을 빠르게 제거해 저장과 유통에 적합한 온도로 낮추는 과정이다.
시설하우스에서 수확한 딸기는 외부기온이 낮더라도 과실 자체의 온도가 생각보다 높을 수 있다. 특히 일사가 강한 시간대에 수확하면 딸기와 포장용기 안에 상당한 열이 남을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여러 상자를 겹쳐 쌓아두면 과실의 열이 빠르게 빠져나가지 못한다. 과실온도가 높은 상태에서는 호흡과 연화가 계속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수확 후 빠르게 온도를 낮추는 것이 유리하다.
예냉에서 중요한 것은 냉장고 설정온도 자체가 아니다. 냉장고가 2℃로 설정되어 있어도 상자 가운데 있는 과실의 실제 온도는 훨씬 높을 수 있다.
따라서 예냉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냉장고의 공기온도뿐 아니라 실제 과실온도가 얼마나 빠르게 떨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저장온도를 낮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
낮은 온도는 수확한 딸기의 호흡과 연화, 수분손실과 미생물 활동을 늦추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다.
딸기의 수확 후 관리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0℃ 부근의 낮은 온도와 높은 상대습도가 품질 유지에 유리한 조건으로 자주 제시된다. 그러나 이것을 모든 딸기 품종과 유통방식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절대적인 숫자로 볼 필요는 없다.
숙도와 품종, 포장방법과 유통기간에 따라 적절한 조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예냉 후 낮아진 온도를 운송과 판매단계까지 가능한 한 유지하는 것이다. 차갑게 만든 딸기를 다시 따뜻한 작업장에 오래 두었다가 냉장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저온유통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수확부터 예냉과 선별, 포장, 운송과 판매까지 낮은 온도를 연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콜드체인이라고 한다. 딸기처럼 저장성이 짧은 과실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습도와 수분손실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이유
온도만 낮춘다고 딸기의 품질이 완전히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저장공기가 지나치게 건조하면 딸기에서 수분이 계속 빠져나갈 수 있다.
이 때문에 딸기 저장에서는 비교적 높은 상대습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과실과 주변 공기 사이의 수증기 차이가 줄어들면 과실의 수분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높은 습도 역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저장고나 포장 내부의 습도가 너무 높고 과실 표면에 결로가 발생하면 물방울이 장시간 남을 수 있다. 이러한 자유수는 곰팡이 등 미생물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저온저장된 딸기를 갑자기 따뜻하고 습한 장소로 옮기면 차가운 과실 표면에 물방울이 맺힐 수 있다.
따라서 딸기 저장에서는 과실의 수분손실을 막을 정도의 높은 습도를 유지하면서도 급격한 온도변화와 결로는 최소화해야 한다.
포장이 딸기 품질에 미치는 영향
딸기 포장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과실을 충격과 압상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딸기는 조직이 부드러워 과실끼리 서로 강하게 부딪히거나 위쪽 과실의 무게가 아래 과실에 지속적으로 전달되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더라도 내부 조직에 작은 손상이 생기면 시간이 지나면서 과즙이 나오거나 물러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포장은 수분환경에도 영향을 준다. 지나치게 개방된 포장은 수분손실이 증가할 수 있고, 반대로 완전히 밀폐된 포장은 내부에 습기가 쌓여 결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일반 농가에서는 복잡한 포장기술보다 우선 과실이 눌리지 않도록 담고, 적절한 통기성을 확보하며, 저온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큰 딸기를 작은 용기에 억지로 담거나 뚜껑이 과실을 누르는 상태로 포장하면 유통 중 압상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선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상을 줄이는 방법
딸기의 수확 후 품질은 냉장시설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수확한 과실을 작업자가 얼마나 적게 만지고 부드럽게 취급하는지도 중요하다.
수확용기에서 다른 용기로 옮기고 다시 선별대에서 이동한 뒤 최종 포장용기로 옮기는 과정이 반복되면 과실이 충격을 받을 기회도 증가한다.
가능하다면 수확에서 최종 포장까지 과실을 옮기는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선별할 때 이미 압상을 받은 과실이나 곰팡이 증상이 나타난 과실을 정상과와 분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 개의 부패과가 포장 내부의 다른 과실 품질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실을 손으로 강하게 잡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지 않고, 포장용기에 부드럽게 넣는 기본적인 작업습관 역시 저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농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예냉 관리 방법
농장에서는 냉장고의 설정온도만 확인하기보다 실제 딸기의 온도를 한번 측정해 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수확 직후 과실온도를 측정하고 예냉을 시작한 뒤 30분, 1시간, 2시간 후에 다시 측정할 수 있다. 이때 상자 바깥쪽 과실과 상자 가운데 과실의 온도를 각각 확인하면 냉기가 얼마나 고르게 전달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냉장고 내부온도는 충분히 낮은데 가운데 과실의 온도가 잘 내려가지 않는다면 냉장기의 설정값보다 적재방법이나 공기 흐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상자를 너무 붙여서 쌓았거나 통풍구가 다른 상자에 막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처럼 실제 과실온도를 기록하면 자신의 농장에서 수확한 딸기를 어느 정도 시간 동안 예냉해야 효과적인지 농장 자체의 데이터를 만들 수 있다.
경매 출하와 직판에서 관리방법이 달라지는 이유
실제 농장에서는 모든 딸기를 같은 방식으로 판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직판과 공판장 또는 경매시장 출하를 병행한다면 판매경로에 따라 수확 이후의 관리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직판용 과실은 수확 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숙도와 맛, 향을 우선할 수 있다.
반면 경매 출하 과실은 농장에서 출발한 뒤 이동과 경매, 도매와 소매 과정을 거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따라서 같은 설향이라도 직판용과 경매 출하용의 숙도와 경도, 포장상태를 다르게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경매 출하와 직판을 병행하는 농장에서는 동일한 날 수확한 과실이라도 판매경로를 구분해 관리하면 품질과 상품성을 맞추기가 더 쉽다. 직판에서는 충분히 익은 과실의 맛과 향을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고, 경매 출하에서는 운송과 취급에 견딜 수 있는 경도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차이를 기록하면 자신의 농장에 맞는 출하 기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온도변화와 결로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이유
예냉이 끝난 과실을 다시 따뜻한 환경에 장시간 두면 과실온도가 상승하면서 호흡속도도 다시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차가운 과실이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면 과실 표면에 결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결로는 단순히 딸기 표면이 젖는 문제가 아니다. 과실 표면에 물이 오랫동안 남으면 곰팡이와 다른 미생물의 활동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따라서 저온저장고에서 출고한 뒤 상차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운송차량도 가능한 한 미리 적절한 온도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예냉과 냉장보관을 잘했더라도 상차 과정에서 한두 시간 동안 높은 온도에 노출된다면 그동안의 온도관리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 단계에서만 차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확 후 전체 유통과정의 온도변화를 줄이는 것이다.
딸기 수확 후 품질관리의 핵심
좋은 딸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수확 전의 재배관리와 수확 후 관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한다.
먼저 적절한 숙도에서 과실을 수확하고 가능한 한 빠르게 과실이 가지고 있는 열을 제거한다.
선별 과정에서는 압상이나 상처가 있는 과실과 부패과를 제거하고 과실을 불필요하게 여러 번 옮기지 않는다.
저장 중에는 낮은 온도와 높은 상대습도를 이용하여 호흡과 수분손실을 늦추되 과실 표면에 결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포장은 과실을 충격과 압상으로부터 보호하면서도 적절한 공기 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후 운송과 판매단계까지 낮은 온도가 계속 연결되어야 예냉의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결국 수확 후 품질관리의 목적은 딸기의 품질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재배기간 동안 만들어진 크기와 당도, 향, 색과 경도를 소비자가 먹는 순간까지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다.
농장에서 수확시간과 과실온도, 예냉시간, 판매경로별 품질과 클레임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기록한다면 단순히 냉장고 온도만 관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자신의 농장과 판매방식에 맞는 수확 후 품질관리 체계를 만들 수 있다.
참고문헌 및 연구자료 - ① Priyadarshi, R., Jayakumar, A., de Souza, C.K., Rhim, J.W., & Kim, J.T. (2024). “Advances in strawberry postharvest preservation and packaging: A comprehensive review.” Comprehensive Reviews in Food Science and Food Safety, 23, e13417. DOI: 10.1111/1541-4337.13417. 딸기는 수확 후 수분손실과 미생물 오염으로 품질 저하가 빠르게 진행되며, 저온관리·CA/MAP·가식성 코팅·활성포장 등의 기술이 저장성과 유통기간 연장에 활용됨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리뷰 논문이다. ② Chen, Z., Mei, J., & Xie, J. (2025). “Impact of different precooling methods on the storage and quality of strawberries (Fragaria vesca L.).” Food Quality and Safety, 9, fyaf012. DOI: 10.1093/fqsafe/fyaf012. 냉장 예냉, 냉수 예냉, 전해수 예냉, 유동얼음, 강제통풍, 진공예냉 등 여러 예냉방법을 비교해 수확 직후 신속한 온도 저하가 저장 중 조직손상과 부패를 줄이는 데 중요함을 보여준다. ③ Shin, Y., Ryu, J.A., Liu, R.H., Nock, J.F., & Watkins, C.B. (2008). “Harvest maturity, storage temperature and relative humidity affect fruit quality, antioxidant contents and activity, and inhibition of cell proliferation of strawberry fruit.” Postharvest Biology and Technology, 49(2), 201-209. DOI: 10.1016/j.postharvbio.2008.02.008. ‘Jewel’ 딸기를 서로 다른 숙도와 3℃·10℃ 조건에서 저장한 결과 완숙과는 경도와 전체 품질이 더 빠르게 감소했고, 10℃에서는 3℃보다 품질 저하가 빨라 수확숙도와 저온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④ Eum, H.L., Lee, J.H., Lee, J.G., Chang, M.S., Do, K.R., Yang, H., Ku, K.M., & Kim, D.S. (2025). “Impact of Harvest Maturity and Controlled Atmosphere on Strawberry Quality Under Simulated Export Conditions.” Foods, 14(17), 2959. DOI: 10.3390/foods14172959. 국내 연구진이 50%·80% 숙도 딸기를 CA 및 냉장운송 조건에서 비교한 결과 CA 처리가 중량감소와 호흡을 줄이고 경도를 유지했으며, 특히 80% 숙도 과실에서 장거리 유통 중 품질유지 효과가 확인됐다. ⑤ Calegaro, J.M., Pezzi, E., & Bender, R.J. (2002). “Use of modified atmosphere storage on postharvest quality of strawberries.” Pesquisa Agropecuária Brasileira, 37(8), 1049-1055. DOI: 10.1590/S1678-3921.pab2002.v37.6437. 0℃에서 3kPa O₂+10kPa CO₂ 또는 5kPa O₂+15kPa CO₂ 조건을 적용했을 때 7일 동안 과육 경도와 색, 총당 및 비타민 C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⑥ Giuggioli, N.R., Girgenti, V., Baudino, C., & Peano, C. (2015). “Influence of Modified Atmosphere Packaging Storage on Postharvest Quality and Aroma Compounds of Strawberry Fruits in a Short Distribution Chain.” Journal of Food Processing and Preservation, 39(6), 3154-3164. DOI: 10.1111/jfpp.12390. 포장재와 MAP 조건에 따라 딸기의 중량감소, 경도, 색, 당도, 산도뿐 아니라 향기성분까지 달라질 수 있어 포장방식과 저장온도를 함께 설계해야 함을 보여준다. ⑦ Cheng, Y.T. et al. (2023). “A new strategy to design novel modified atmosphere packaging formulation maintains the qualities of postharvest strawberries (Fragaria ananassa) during low-temperature storage.” Journal of Food Safety, 43(6), e13082. DOI: 10.1111/jfs.13082. 저온저장 중 MAP가 경도, 수분, 비타민 C, 가용성 고형물, 산도와 외관 유지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한 연구로, 수확 후 저온유통과 포장환경을 함께 관리해야 함을 뒷받침한다. ⑧ Eroğul, D., Gundogdu, M., Sen, F., & Tas, A. (2024). “Impact of postharvest calcium chloride treatments on decay rate and physicochemical quality properties in strawberry fruit.” BMC Plant Biology, 24, 1088. DOI: 10.1186/s12870-024-05792-0. 수확 후 칼슘처리가 딸기의 부패율과 물리·화학적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과실 경도와 저장성 유지에 세포벽·칼슘 관리가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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