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기의 경도는 소비자가 느끼는 식감뿐 아니라 수확과 선별, 포장, 운송 과정에서 상품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품질 요소다. 같은 크기와 색을 가진 딸기라도 과실이 지나치게 무르면 압상과 물러짐이 쉽게 발생하고 유통 중 손실이 커질 수 있다.
딸기 과실의 단단함은 한 가지 성분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과실 세포벽의 구조와 펙틴 상태, 세포 안팎의 수분에 의해 만들어지는 팽압, 숙도, 재배온도와 품종 등이 함께 영향을 준다. 칼슘도 세포벽 구조와 관련이 있지만 칼슘비료를 많이 공급한다고 경도가 비례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시설딸기에서는 경도를 높이기 위해 특정 자재에 의존하기보다 과실이 연화되는 생리적 원리를 이해하고 개화부터 수확까지 온도와 수분, 양분, 숙도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딸기 경도를 결정하는 세포벽과 팽압의 원리
딸기 과실은 수많은 세포가 모여 만들어지고 각 세포의 바깥에는 세포벽이 존재한다. 세포벽은 셀룰로오스와 헤미셀룰로오스, 펙틴 등 여러 다당류로 구성되며 세포끼리 서로 결합하고 과실의 형태를 유지하는 데 관여한다.
그중 딸기의 연화와 특히 밀접하게 연구되는 성분이 펙틴이다. 과실이 성숙하면서 펙틴의 구조가 변하고 일부가 가용화되거나 분해되면 세포 사이의 결합이 약해지면서 조직이 부드러워진다. 최근 연구에서도 딸기 연화 과정에서 펙틴 구조를 변화시키는 효소와 유전자의 역할이 중요하게 확인되고 있다.
세포 자체가 유지하는 팽압도 경도에 영향을 준다. 세포 내부에 적절한 수분이 유지되면 조직이 팽팽하게 느껴지지만 수확 이후 수분이 손실되거나 세포막의 기능이 약해지면 팽압이 감소하면서 과실이 쉽게 물러질 수 있다.
결국 딸기 경도는 세포벽이라는 구조적인 지지력과 세포의 수분상태가 함께 만들어내는 물리적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숙도가 진행되면서 딸기가 부드러워지는 이유
딸기는 녹색의 미숙과에서 백색과와 착색과를 거쳐 완숙과로 발달하면서 경도가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이것은 병이나 생리장해가 아니라 정상적인 과실 성숙 과정의 일부다.
2025년 아키히메 딸기의 다섯 숙도 단계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성숙이 진행되는 동안 과실 경도가 전체적으로 57% 이상 감소했다. 동시에 세포 사이 공간이 커지고 세포벽과 관련된 물질과 효소 활성도 변화했다. 즉 눈에 보이는 착색뿐 아니라 과실 내부의 세포벽 구조도 함께 변하고 있었다.
2024년과 2026년에 발표된 세포벽 연구에서도 펙틴을 분해하거나 재구성하는 특정 효소의 활성을 억제했을 때 완숙 딸기의 경도가 더 높게 유지됐다. 이는 펙틴의 분해와 재배열이 딸기 연화의 핵심 과정 가운데 하나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충분히 익은 딸기가 미숙과보다 부드러운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농장에서는 경도를 높이겠다고 숙도가 지나치게 낮은 상태에서 수확하면 색과 당도, 향 등 다른 품질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판매거리와 유통시간을 고려해 수확숙도를 결정해야 한다.
칼슘과 딸기 경도의 관계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방법
칼슘은 식물체에서 세포벽과 세포막의 안정성에 관여하는 원소다. 펙틴의 일부 카복실기 사이에 칼슘이 결합하면 펙틴 사슬 사이의 결합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과실 경도와 칼슘의 관계가 오래전부터 연구되어 왔다.
실제로 수확한 딸기 조직에 칼슘을 직접 처리한 연구에서는 칼슘이 펙틴과 결합하면서 조직의 경도를 유지하는 효과가 관찰됐다. 2025년 절단 딸기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칼슘락테이트를 직접 침투시킨 처리에서 저장 중 경도 유지 효과가 확인됐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재배 중 칼슘비료를 많이 관주하거나 엽면살포하면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수확한 과실에 칼슘을 직접 침투시키는 처리와 뿌리에서 흡수된 칼슘이 식물체를 통해 과실까지 이동하는 과정은 완전히 다른 조건이다.
국내 딸기 폐쇄형 수경재배 연구에서도 양액 EC와 이온관리를 달리한 처리 사이에 과실 경도가 항상 뚜렷하게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정상적인 양액재배에서는 칼슘 결핍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경도를 높이기 위해 칼슘 농도만 과도하게 올리는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
온도가 딸기 경도에 미치는 영향
재배온도는 과실 발달속도와 세포벽 대사, 호흡과 숙도 진행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경도와도 관계가 있다. 특히 높은 온도에서는 과실 발달과 성숙이 빨라지고 부드러워지는 속도도 달라질 수 있다.
2026년 온실에서 Albion, San Andreas, Seascape, Mara Des Bois 네 품종을 주야간 18/10, 21/13, 24/16, 27/19℃ 조건으로 재배한 연구에서는 온도가 높아질수록 측정된 과실 경도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또한 같은 온도에서도 품종에 따라 경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낮은 온도가 무조건 정답이라는 뜻은 아니다. 지나치게 낮은 온도는 생육과 과실 발달을 지연시키고 수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각 품종에서 수량과 과실 크기에 유리한 온도 범위도 서로 다르다.
따라서 경도만을 목표로 야간온도를 낮추기보다 과실비대와 숙기, 당도, 수량을 함께 보면서 주야간온도와 일평균온도를 관리해야 한다. 특히 일사가 증가하는 봄철에는 겨울과 같은 온도설정을 계속 유지하기보다 과실의 성숙속도와 경도 변화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관수와 수분상태가 과실 경도에 미치는 영향
딸기는 수분함량이 높은 과실이기 때문에 식물체와 과실의 수분상태도 조직의 물리적 특성에 영향을 준다. 세포의 팽압을 유지하려면 안정적인 수분공급이 필요하지만 관수를 줄이면 무조건 과실이 단단해진다고 볼 수는 없다.
토양을 사용하지 않는 딸기 재배에서 관수량을 달리한 최근 연구에서는 관수를 줄였을 때 가용성 고형물과 일부 품질지표가 변화했지만 경도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반면 강한 수분 부족은 다른 연구에서 과실 크기를 감소시키고 생산성을 낮춘 사례가 확인됐다.
따라서 수확 전 물을 강하게 제한해 과실을 단단하게 만들려는 방식은 안정적인 경도관리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 수분 스트레스가 커지면 잎의 기공이 닫히고 광합성이 감소할 수 있으며 과실비대에도 불리할 수 있다.
수경재배에서는 일사와 증산량에 맞춰 배지의 수분변동을 관리하고 공급량과 배액량, 공급·배액 EC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과실 경도를 위해 뿌리에 스트레스를 주기보다 정상적인 수분흡수와 생육을 유지하면서 과도한 수분변동을 피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수확숙도와 수확 후 온도가 경도 유지에 중요한 이유
딸기는 수확한 뒤에도 살아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호흡과 수분손실, 세포벽 대사가 계속된다. 특히 과실 자체가 연하고 표면이 손상되기 쉬워 수확 이후 온도와 취급방법에 따라 경도 손실 속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딸기의 수확 후 품질에 관한 연구들은 낮은 온도로 신속하게 관리하는 것이 호흡과 수분손실, 미생물 증식 및 연화 속도를 낮추는 기본적인 방법임을 설명한다. 반대로 수확한 과실이 높은 온도에 장시간 놓이면 과실의 대사와 품질저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출하용 딸기는 재배 중 경도를 관리하는 것만큼 수확 후 과실을 뜨거운 온실이나 작업장에 오래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수확과 선별 과정에서 눌림이나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도 세포조직 손상과 이후의 물러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직판과 장거리 유통은 요구되는 숙도와 경도도 다를 수 있다. 가까운 거리에서 빠르게 판매한다면 충분한 숙도와 맛을 우선할 수 있지만 장거리 출하에서는 운송 중 발생하는 압상과 연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딸기 경도를 위한 스마트팜 관리의 핵심
농장에서 경도가 낮아졌을 때 원인을 단순히 칼슘 부족으로 판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먼저 품종과 수확숙도가 같은 과실끼리 비교하고 과실이 비대하고 성숙했던 기간의 온도와 일사량, 관수 및 근권상태를 함께 살펴야 한다.
스마트팜에서는 화방별 개화일과 수확일, 과중, 착색도와 경도를 기록하고 해당 기간의 일평균온도와 주야간온도, 누적 일사량, 관수량과 배액 EC를 함께 저장하면 도움이 된다. 동일 품종에서도 계절에 따라 경도가 달라지는 이유를 환경 데이터와 연결해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칼슘은 정상적인 생육에 필수적인 원소이므로 적정 농도로 공급해야 하지만 이미 정상적인 양액조성을 사용하고 있다면 칼슘만 추가한다고 모든 연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숙도가 지나치게 진행됐는지, 고온으로 성숙이 빨라졌는지, 과실이 수확 후 높은 온도에 노출됐는지 등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결국 딸기의 경도는 세포벽과 펙틴 구조, 세포의 팽압, 숙도와 품종, 재배온도와 수분환경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여기에 수확 후 온도와 취급조건까지 연결된다. 특정 자재 하나로 경도를 만드는 것보다 과실이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수확 이후까지 조직의 구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전체 재배와 유통환경을 관리하는 것이 안정적인 고품질 딸기 생산의 기본이다.
참고문헌 및 연구자료 - ① Moya-León, M.A., Mattus-Araya, E., & Herrera, R. (2019). “Molecular Events Occurring During Softening of Strawberry Fruit.” Frontiers in Plant Science, 10, 615. DOI: 10.3389/fpls.2019.00615. ② Geng, Z. et al. (2026). “Effects of Foliar Calcium Application on Firmness, Pectin Dynamics, and Gene Regulation in Strawberry Fruit.” Applied Fruit Science, 68, 154. DOI: 10.1007/s10341-026-01859-4. ③ Wang, S.Y. & Camp, M.J. (2000). “Temperatures after bloom affect plant growth and fruit quality of strawberry.” Scientia Horticulturae, 85(3), 183-199. DOI: 10.1016/S0304-4238(99)00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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