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기 재배에서 잎은 단순히 식물체의 크기를 만드는 기관이 아니다. 잎은 빛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광합성을 하고, 여기서 만들어진 탄수화물을 뿌리와 꽃, 과실로 공급하는 핵심 기관이다. 따라서 과실 크기와 당도, 뿌리 생육과 다음 화방의 발달까지 잎의 상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현장에서는 통풍을 좋게 하거나 병든 잎을 제거하기 위해 적엽을 실시한다. 그러나 잎이 많으면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오래된 잎을 많이 제거한다고 항상 생육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과도한 적엽으로 전체 엽면적이 줄어들면 광합성을 통해 생산할 수 있는 동화산물의 총량이 감소하고 결국 과실의 비대와 수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딸기 잎 관리는 단순히 몇 장을 남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작업이 아니다. 어떤 잎이 실제로 광합성에 기여하고 있는지, 군락 내부의 광환경과 통풍 상태는 어떤지, 현재 꽃과 과실이 어느 정도의 동화산물을 필요로 하는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딸기 잎이 과실 생산에 중요한 이유
딸기 잎은 광합성을 통해 탄수화물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소스 기관이다. 성숙한 잎에서 만들어진 동화산물은 생장점과 뿌리, 꽃과 과실 등 성장하고 있는 기관으로 이동한다.
특히 착과된 과실은 강한 싱크 기관이다. 과실비대가 빠르게 진행되는 시기에는 많은 양의 광합성 산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기능엽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향과 매향을 대상으로 한 국내 적엽 연구에서도 과도하게 잎을 제거했을 때 식물체의 생육과 과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결과가 확인됐다. 이는 잎의 수와 엽면적이 전체 광합성량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잎은 단순히 식물체를 무성하게 만드는 기관이 아니라 과실과 뿌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생산기관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엽령에 따라 광합성 능력이 달라지는 이유
모든 딸기 잎이 동일한 광합성 능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새로 전개되는 어린잎은 아직 면적이 작고 광합성 조직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전체 식물체에 기여하는 광합성량이 많지 않을 수 있다. 이후 잎이 충분히 전개되고 성숙하면 광합성 기능이 높아진다.
반대로 오랫동안 유지된 노엽은 시간이 지나면서 엽록소가 감소하고 잎의 생리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잎에 병반이 발생하거나 다른 잎에 완전히 가려져 광을 거의 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실제 광합성 기여도가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적엽할 때 단순히 가장 아래쪽 잎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거하는 것보다 잎색과 크기, 병해 여부와 수광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노엽이 충분한 빛을 받고 있다면 여전히 광합성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 무조건 제거할 필요는 없다.
엽면적이 부족하면 과실 생산이 감소할 수 있는 이유
한 장의 잎에서 광합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더라도 식물체 전체의 잎 면적이 지나치게 작으면 하루 동안 만들어낼 수 있는 탄수화물의 총량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딸기에서는 단일 잎의 광합성 속도뿐 아니라 전체 엽면적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
Toyonoka 딸기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일부 잎을 제거했을 때 남아 있는 잎의 광합성 속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보상작용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고 제거된 전체 엽면적을 충분히 보상하지 못했다.
즉 잎을 제거하면 남은 잎이 더 많은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특히 겨울철처럼 자연일사가 부족한 시기에는 한 장의 건강한 기능엽이 식물체 전체의 탄수화물 생산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과도한 적엽이 과실 크기와 당도에 미치는 영향
적엽의 목적은 식물체를 보기 좋게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병든 잎이나 기능이 크게 떨어진 노엽을 제거하고 군락의 통풍과 광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적이다.
국내에서 설향과 매향을 대상으로 적엽 강도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잎을 많이 제거할수록 과실 수와 과실 크기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강한 적엽 처리에서는 식물체당 과실 수가 무적엽 처리보다 크게 감소했다. 과실의 당도와 당산비에도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광합성을 담당하는 잎 면적이 감소하면서 과실로 이동할 수 있는 동화산물의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딸기에서 당도나 과실비대를 높이기 위해 잎을 많이 제거하는 방법은 오히려 반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적엽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 이유
그렇다고 딸기에서 적엽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병반이 심한 잎이나 이미 황화되어 기능이 크게 떨어진 노엽, 배지나 바닥에 닿아 있는 잎은 병원균의 전염원이 될 수 있다. 이런 잎은 필요에 따라 제거하는 것이 좋다.
잎이 지나치게 밀집되면 군락 내부까지 빛이 들어가기 어려워지고 공기 흐름도 감소한다. 야간이나 오전에 습도가 높은 시설에서는 잎이 지나치게 겹치면서 군락 내부의 높은 습도가 오래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필요한 범위에서 적엽을 실시하여 광분포와 통풍을 개선할 수 있다.
다만 건강하고 충분히 광합성을 하고 있는 기능엽까지 일정한 숫자에 맞춰 제거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품종과 계절, 일사량과 착과량에 따라 필요한 엽면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잎과 과실의 소스·싱크 관계
식물생리에서는 광합성으로 동화산물을 생산하는 기관을 소스라고 하고, 만들어진 동화산물을 사용하는 기관을 싱크라고 한다.
딸기에서는 성숙한 잎이 대표적인 소스이며 과실과 생장점, 뿌리와 런너 등이 싱크 역할을 한다.
한 식물체에서 많은 과실이 동시에 비대하고 런너까지 활발하게 성장한다면 여러 기관이 잎에서 생산한 동화산물을 함께 사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과실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촉성재배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런너를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런너를 제거하는 것과 건강한 잎을 제거하는 것은 생리적으로 의미가 다르다. 런너 제거는 불필요한 싱크를 줄이는 관리이고, 지나친 적엽은 동화산물을 생산하는 소스 자체를 줄이는 관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두 작업을 동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실제 농장에서 잎 수와 함께 확인해야 할 부분
실제 설향 수경재배에서는 화방이 올라오는 시기의 잎 수를 확인하면 식물체의 생육상태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잎 수만으로 식물의 상태를 완전히 평가하기는 어렵다. 같은 9장의 잎을 가지고 있어도 잎 크기가 작고 엽병이 짧은 식물과 크고 건강한 기능엽을 가진 식물은 실제 엽면적에서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따라서 잎 수와 함께 최근 완전히 전개된 잎의 크기, 엽색, 엽병의 길이, 잎이 서로 겹치는 정도까지 관찰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개화기에 잎 수가 충분하더라도 잎이 작거나 생육이 약하다면 광합성 면적이 실제로는 부족할 수 있다.
반대로 잎 수는 많지 않아도 각각의 잎이 충분히 크고 건강하면 실제 광합성 면적은 더 클 수도 있다.
적엽 작업 후 농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변화
적엽을 실시한 뒤 식물체가 깔끔해졌다는 것만으로 효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적엽 전후로 군락 내부의 빛과 습도, 새로운 잎의 전개속도와 과실의 비대 상태를 함께 관찰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비슷한 생육상태의 두 베드 가운데 한쪽은 병든 잎과 완전히 노화된 잎만 제거하고, 다른 쪽은 관행적으로 조금 더 강하게 적엽한 뒤 몇 주 동안 차이를 관찰할 수 있다.
이때 화방별 수확량과 평균 과중, 당도와 새잎 전개 상태를 기록하면 자신의 농장에서는 어느 정도 적엽이 적절한지 판단하는 자료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이 여러 화방에 걸쳐 축적되면 다른 농가에서 사용하는 ‘잎 몇 장 남기기’ 기준보다 자신의 시설과 재배조건에 적합한 적엽 기준을 만들 수 있다.
일사량과 계절에 따라 잎 관리가 달라져야 하는 이유
겨울철과 봄철의 잎 관리가 항상 같을 필요는 없다.
겨울철에는 자연일사가 적고 하루 누적광량도 낮기 때문에 건강한 기능엽을 충분히 확보해 광합성량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반면 봄철에는 일사량이 크게 증가하고 새잎의 전개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식물체가 지나치게 무성해지면 잎끼리 겹치고 군락 내부의 통풍이 나빠질 수 있다.
따라서 겨울에는 기능엽 확보를 더욱 중요하게 보고, 봄철에는 전체 광합성 면적을 유지하면서 과도하게 겹치는 잎과 기능이 떨어진 노엽을 선택적으로 정리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다.
고정된 잎 수보다는 일사량과 생육속도, 착과량에 따라 적엽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딸기 잎 관리를 위한 스마트팜 관리의 핵심
딸기 잎 관리의 목적은 가능한 한 많은 잎을 남기는 것도 아니고 식물체를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 많은 잎을 제거하는 것도 아니다.
핵심은 충분한 기능엽을 확보하면서 병든 잎과 기능이 크게 떨어진 노엽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군락 내부에 적절한 빛과 공기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다.
스마트팜에서는 화방별 개화일과 잎 수, 최근 완전히 전개된 잎의 크기, 평균 과중과 수확량을 함께 기록해 볼 수 있다.
여기에 적엽일과 제거한 잎의 수, 누적 일사량과 평균온도를 함께 기록하면 적엽 이후 작물의 변화도 비교하기 쉽다.
특히 과실 크기가 작아졌을 때 바로 잎 부족으로 판단하지 말고 온도와 일사량, 착과부하와 관수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딸기 잎은 과실을 키우는 광합성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병든 잎과 기능을 잃은 노엽은 제거할 필요가 있지만 건강한 기능엽까지 과도하게 제거하면 식물체의 탄소 생산능력이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딸기 적엽은 단순히 잎 수를 맞추는 작업이 아니라 광합성 능력과 군락의 광환경, 통풍과 착과부하를 균형 있게 관리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문헌 및 연구자료 - ① Nakai, H., Yasutake, D., Kimura, K., I, K., Hidaka, K., Eguchi, T., Hirota, T., Okayasu, T., Ozaki, Y., & Kitano, M. (2022). “Dynamics of carbon export from leaves as translocation affected by the coordination of carbohydrate availability in field strawberry.” Environmental and Experimental Botany, 196, 104806. DOI: 10.1016/j.envexpbot.2022.104806. 딸기 잎에서 낮 동안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탄소가 자당과 전분 형태로 저장되고, 일부가 다른 기관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분석한 연구다. 낮 동안 탄소 이동이 활발하고 야간에는 낮 동안 잎에 저장된 탄수화물이 이동에 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② Hidaka, K., Miyoshi, Y., Ishii, S., Suzui, N., Yin, Y.G., Kurita, K., Nagao, K., Araki, T., Yasutake, D., Kitano, M., & Kawachi, N. (2019). “Dynamic Analysis of Photosynthate Translocation Into Strawberry Fruits Using Non-invasive 11C-Labeling Supported With Conventional Destructive Measurements Using 13C-Labeling.” Frontiers in Plant Science, 9, 1946. DOI: 10.3389/fpls.2018.01946. 광합성한 잎에서 만들어진 동화산물이 과실로 이동하는 과정을 방사성 동위원소로 실시간 추적한 연구로, 특정 잎에서 만들어진 동화산물이 약 1시간 이내에 과실에 도달하며 과실 위치와 sink strength에 따라 이동량이 달라짐을 확인했다. ③ Sønsteby, A., Woznicki, T.L., & Heide, O.M. (2021). “Effects of Runner Removal and Partial Defoliation on the Growth and Yield Performance of ‘Favori’ Everbearing Strawberry Plants.” Horticulturae, 7(8), 215. DOI: 10.3390/horticulturae7080215. 딸기의 잎을 반복적으로 제거하면 과실수와 과중, 총수량 및 상품수량이 감소했으며, 착과량이 많은 딸기에서는 잎 면적이 부족해지면 광합성 산물 공급이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런너 제거는 동화산물 경쟁을 줄여 수량과 과실 크기를 증가시켰다. ④ Jurik, T.W., Chabot, J.F., & Chabot, B.F. (1979). “Ontogeny of Photosynthetic Performance in Fragaria virginiana under Changing Light Regimes.” Plant Physiology, 63(3), 542-547. DOI: 10.1104/pp.63.3.542. 딸기속 식물의 잎이 전개·성숙·노화되는 동안 광합성능이 달라지며, 잎의 연령과 광환경이 광합성 성능과 잎 수명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한 연구다. 따라서 오래된 잎과 새잎의 광합성능을 동일하게 볼 수 없음을 보여준다. ⑤ Keutgen, N., Chen, K., & Lenz, F. (1997). “Responses of strawberry leaf photosynthesis, chlorophyll fluorescence and macronutrient contents to elevated CO₂.” Journal of Plant Physiology, 150(4), 395-400. DOI: 10.1016/S0176-1617(97)80088-0. 어린 잎, 중간 연령 잎, 오래된 잎의 광합성과 증산, 기공전도도를 비교한 연구로 잎의 연령에 따라 광합성 및 증산 특성이 달라짐을 보여준다. 특히 중간 연령의 성숙잎에서 증산과 기공전도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⑥ Miyoshi, Y., Mincke, J., Vermeiren, J., Courtyn, J., Vanhove, C., Vandenberghe, S., Kawachi, N., & Steppe, K. (2023). “Translocation of 11C-labelled photosynthates to strawberry fruits depends on leaf transpiration during twilight.” Environmental and Experimental Botany, 211, 105353. DOI: 10.1016/j.envexpbot.2023.105353. 잎에서 과실로 이동하는 광합성 산물을 실시간 추적한 결과, 황혼기 고습 조건에서 잎의 증산과 수분상태가 동화산물의 과실 이동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딸기 잎이 단순한 광합성 기관뿐 아니라 수분상태와 과실로의 탄소 이동을 조절하는 핵심 기관임을 보여준다. ⑦ Fotirić Akšić, M., Tosti, T., Sredojević, M., Milivojević, J., Meland, M., & Natić, M. (2019). “Comparison of Sugar Profile between Leaves and Fruits of Blueberry and Strawberry Cultivars Grown in Organic and Integrated Production System.” Plants, 8(7), 205. DOI: 10.3390/plants8070205. 딸기 잎과 과실의 당 조성을 비교해 source-sink 관계를 분석한 연구로, 과실에는 잎보다 glucose 약 12배, fructose 약 22배, sucrose 약 66배 높은 수준이 축적됐다. 잎에서 생산된 동화산물이 sink인 과실로 이동·축적된다는 관계를 설명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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