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기는 어느 시점에 수확하느냐에 따라 당도와 향, 경도뿐 아니라 이후의 저장성과 상품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과실이 충분히 익기 전에 수확하면 색과 맛, 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치게 익은 상태에서 수확하면 경도가 낮아져 선별과 포장, 운송 과정에서 압상과 물러짐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딸기는 바나나나 토마토처럼 수확 후 크게 후숙하면서 품질이 완성되는 과실과는 차이가 있다. 식물체에 달려 있는 동안 당과 향기성분이 충분히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운송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미숙한 과실을 수확하면 최종 상품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딸기의 적정 수확시기를 결정할 때는 과실 표면의 착색 정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당도와 경도, 계절별 온도, 유통방식과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딸기 숙도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품질 변화
딸기 꽃이 수정된 뒤 과실이 비대하면 처음에는 녹색을 띠고 이후 백색과를 거쳐 부분적으로 붉은색이 나타난다. 숙도가 계속 진행되면 과실 전체에 안토시아닌이 축적되면서 품종 고유의 붉은색을 나타낸다.
이 과정에서는 색깔만 변하는 것이 아니다. 과실 속 당과 유기산의 조성, 향기성분, 세포벽 구조와 경도도 함께 변화한다.
국내에서 설향을 대상으로 숙도별 품질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완숙과의 가용성 고형물 함량이 미숙과보다 높았고, 반대로 경도는 숙도가 진행되면서 감소했다. 설향의 미숙과와 완숙과를 비교한 별도의 연구에서도 완숙과의 가용성 고형물은 약 10.13°Brix로 미숙과의 약 8.13°Brix보다 높았으며 경도는 완숙과에서 낮게 나타났다.
즉 숙도가 진행되면 맛과 향, 색의 완성도는 높아지는 반면 과실은 점차 부드러워지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수확시기는 이 두 가지 특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착색도로 딸기 수확시기를 판단하는 방법
실제 딸기 농장에서는 과실 전체에서 붉게 착색된 비율을 보고 수확시기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70%, 80%, 90%, 100% 착색과 같은 표현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같은 90% 착색이라고 해도 계절과 품종, 온도에 따라 경도와 당도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착색률은 유용한 현장지표이지만 절대적인 품질 기준은 아니다.
설향을 대상으로 수확시기와 유통조건을 연구한 국내 연구에서는 과실의 적절한 숙도를 판단하는 지표로 색과 경도, 가용성 고형물을 함께 평가했다. 조사기간 중 품질이 양호한 완숙과에서는 약 2.9~3.0N 수준의 경도가 관찰됐고 3월까지는 가용성 고형물 함량이 8.6°Brix 이상 유지됐다. 하지만 기온이 상승한 5월에는 완숙과 경도가 약 1.9N까지 낮아졌다.
같은 착색 상태라고 해도 겨울철과 봄철의 과실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단순히 “90%가 되면 수확한다”는 방식보다 계절별로 과실의 실제 단단함과 숙도 진행속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당도와 산도는 숙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
딸기가 익어갈수록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탄수화물이 과실로 이동하고 과실 내부의 당 대사도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미숙과보다 완숙과에서 가용성 고형물 함량이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유기산 함량도 변화한다. 따라서 사람이 느끼는 맛은 단순한 °Brix 하나보다 당과 산의 비율에 영향을 받는다.
설향 연구에서도 숙도가 진행된 과실은 미숙과에 비해 가용성 고형물 함량이 증가했고 당산비 역시 높게 나타났다. 미숙과는 산미가 상대적으로 강하고 향도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같은 크기의 과실이라도 완숙과와 맛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장거리 유통을 이유로 지나치게 일찍 수확하면 외관은 유통 중 붉어질 수 있어도 나무에서 충분히 익힌 딸기와 동일한 맛과 향이 만들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숙도가 높아지면서 딸기 경도가 낮아지는 이유
딸기가 익어가면 과실 세포벽을 구성하는 펙틴의 구조가 변화하고 세포 사이의 결합이 약해지면서 조직이 부드러워진다.
설향의 수확숙도를 비교한 국내 연구에서도 숙도가 높아질수록 경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기온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했다.
3월에 조사한 과실에서는 70% 착색과가 약 2.5N, 100% 착색과가 약 1.8N 수준을 보인 사례가 있었다. 5월 조사에서도 70% 착색 단계는 약 2.6N이었지만 100% 착색과에서는 약 1.8N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것을 모든 농장의 경도 기준으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숙도가 높아질수록 과실의 물리적 강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원리를 보여준다.
특히 온도가 올라가는 봄철에는 숙도 진행이 빨라지면서 수확시기를 하루만 놓쳐도 과실이 지나치게 물러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겨울철과 같은 수확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저온유통이라고 딸기를 더 일찍 수확하면 안 되는 이유
일반적으로 장거리 운송에는 덜 익은 과실을 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딸기에서는 유통온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설향 연구에서 착색 진행속도를 조사한 결과 실온 유통조건에서는 하루에 약 10% 정도 착색이 진행된 반면 10~12℃에서는 약 5%, 5℃에서는 약 3% 수준으로 느려졌다.
즉 저온에서는 과실의 연화와 품질 저하가 느려지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착색 진행도 느려진다.
연구에서는 실온 유통을 고려할 경우 약 80% 이상 착색된 설향을 수확하고, 5℃ 이하의 저온유통에서는 오히려 최소 90% 이상 숙도에서 수확하는 것이 상품성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제시했다. 5℃ 이하에서 80%보다 낮은 착색 상태로 수확하면 완전한 상품색에 도달하기 전에 상품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따라서 “멀리 보내니까 70% 상태에서 따야 한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판단하기보다 실제 유통온도와 유통시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온도와 계절에 따라 수확시기를 바꿔야 하는 이유
딸기 수확속도는 계절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겨울철에는 온도가 낮고 일평균온도도 낮아 과실의 개화부터 수확까지 필요한 기간이 길다.
봄철로 접어들면서 일사량과 온도가 상승하면 과실비대와 착색이 빨라지고 수확간격도 짧아진다. 동시에 과실 경도가 낮아지기 쉬워 완숙상태를 오래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설향 수확시기 연구에서도 12월과 3월에는 완숙과 경도가 약 2.9~3.0N 수준이었던 반면 5월에는 약 1.9N으로 크게 낮아졌다. 가용성 고형물 역시 12월 9.5°Brix에서 5월에는 6.8°Brix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 수치는 한 지역의 특정 재배조건에서 얻은 연구결과이므로 모든 설향 농장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값은 아니다. 하지만 기온 상승과 계절 변화에 따라 같은 품종의 수확 후 품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팜에서는 과실의 착색률뿐 아니라 과실이 비대했던 기간의 일평균온도와 누적 일사량을 함께 기록하는 것이 좋다.
실제 농장에서 느끼는 수확과 출하의 차이
실제 딸기 재배에서는 같은 설향이라도 판매경로에 따라 원하는 숙도가 달라지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경매시장으로 출하하는 과실은 수확 후 선별과 운송, 경매와 소매 유통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완숙된 과실은 압상과 물러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면 농장에서 직접 판매하거나 수확 당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과실은 유통시간이 짧기 때문에 보다 충분히 숙성된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 실제로 직판용 과실은 나무에서 숙도를 조금 더 진행시켰을 때 색과 향, 맛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경매 출하와 직판을 함께 운영한다면 모든 과실을 같은 착색 기준으로 수확하기보다 판매경로에 따라 선별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다만 정확한 수확숙도는 계절과 당일 과실 경도, 예상 유통시간을 함께 보고 조정해야 한다.
농장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 현장 관찰 방법
수확숙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면 농장에서 간단한 기록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80%, 90%, 100% 착색과를 각각 구분해 수확한 뒤 당일 당도와 과중을 기록한다. 그리고 하루 또는 이틀 뒤 과실의 색과 물러짐, 꼭지 상태, 압상 여부를 확인한다.
직판용과 경매 출하용을 따로 기록하면 더 좋다. 어느 숙도에서 출하했을 때 클레임이나 물러짐이 적었는지, 어느 단계에서 소비자가 맛이 좋다고 평가했는지를 기록하면 자신의 농장에 맞는 수확 기준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수확 당시 온도와 최근 며칠간의 일평균온도까지 기록하면 겨울과 봄에 수확숙도를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장 데이터가 몇 화방 이상 축적되면 다른 농장의 80%나 90%라는 숫자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보다 훨씬 정확한 수확 기준을 만들 수 있다.
딸기 수확시기를 결정하는 스마트팜 관리의 핵심
고품질 딸기의 수확시기를 결정할 때는 착색도 하나만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품종별로 정상적인 완숙 색을 파악하고 과실의 착색률을 확인한다. 다음으로 계절별 경도와 당도의 변화를 관찰하고 예상되는 유통시간과 유통온도를 고려해야 한다.
직판처럼 유통시간이 짧다면 충분히 성숙시켜 맛과 향을 높이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고, 운송과 선별시간이 필요한 경우에는 과실의 경도를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유통기간이 길다고 지나치게 미숙한 과실을 수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특히 저온유통에서는 숙도 진행 자체가 느려지기 때문에 수확 단계가 너무 낮으면 소비자에게 도달했을 때도 충분한 색과 맛이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좋은 수확시기는 하나의 고정된 착색률이 아니다. 품종과 계절, 과실의 당도와 경도, 판매경로와 유통온도가 함께 결정한다.
스마트팜에서는 화방별 개화일과 수확일, 착색도와 당도, 평균 과중을 기록하고 과실이 발달한 기간의 온도와 일사량까지 연결해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이 축적되면 단순히 과실이 빨개졌을 때 수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맛과 경도, 유통성을 함께 고려한 농장만의 수확 기준을 만들어갈 수 있다.
참고문헌 및 연구자료 - ① Hwang, H., Kim, Y.J., & Shin, Y. (2019). “Influence of ripening stage and cultivar on physicochemical properties, sugar and organic acid profiles, and antioxidant compositions of strawberries.” Food Science and Biotechnology, 28(6), 1659-1667. DOI: 10.1007/s10068-019-00610-y. 딸기의 숙도가 진행됨에 따라 당과 유기산 조성, 색도, 항산화 성분 등이 변화하며 품종에 따라서도 숙도별 품질 특성이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한 연구다. ② Ornelas-Paz, J.J. et al. (2013). “Physical attributes and chemical composition of organic strawberry fruit (Fragaria × ananassa Duch., cv. Albion) at six stages of ripening.” Food Chemistry, 138(1), 372-381. DOI: 10.1016/j.foodchem.2012.11.006. ‘Albion’ 딸기를 6단계 숙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숙도가 진행될수록 가용성 고형물과 착색은 증가하고 적정산도와 과실 경도는 감소했으며, 경도는 전체 숙성과정에서 약 91% 감소했다. ③ Kafkas, E., Koşar, M., Paydaş, S., Kafkas, S., & Başer, K.H.C. (2007). “Quality characteristics of strawberry genotypes at different maturation stages.” Food Chemistry, 100(3), 1229-1236. DOI: 10.1016/j.foodchem.2005.12.005. 다양한 딸기 유전자원에서 숙도에 따른 당, 유기산, 가용성 고형물, 적정산도 및 당산비 변화를 분석해 적정 수확숙도가 과실 품질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임을 보여준 연구다. ④ Rahman, M.M. et al. (2016). “Maturity stages affect the postharvest quality and shelf-life of fruits of strawberry genotypes growing in subtropical regions.” Journal of the Saudi Society of Agricultural Sciences, 15(1), 28-37. DOI: 10.1016/j.jssas.2014.05.002. 1/3 착색, 2/3 착색, 완숙 단계에서 수확한 딸기를 비교한 결과 숙도가 높아질수록 TSS와 총당은 증가하는 반면 산도는 감소했으며, 저장성과 부패 발생은 품종과 수확숙도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⑤ Shin, Y., Ryu, J.A., Liu, R.H., Nock, J.F., & Watkins, C.B. (2008). “Harvest maturity, storage temperature and relative humidity affect fruit quality, antioxidant contents and activity, and inhibition of cell proliferation of strawberry fruit.” Postharvest Biology and Technology, 49(2), 201-209. DOI: 10.1016/j.postharvbio.2008.02.008. 백색기와 적숙기에 수확한 딸기를 서로 다른 온도와 습도에서 저장한 결과 완숙에 가까운 과실은 초기 품질은 높지만 경도와 전체 품질이 더 빠르게 감소해 수확숙도와 유통기간 사이의 상충관계를 확인했다. ⑥ Eum, H.L., Lee, J.H., Lee, J.G., Chang, M.S., Do, K.R., Yang, H., Ku, K.M., & Kim, D.S. (2025). “Impact of Harvest Maturity and Controlled Atmosphere on Strawberry Quality Under Simulated Export Conditions.” Foods, 14(17), 2959. DOI: 10.3390/foods14172959. 국내 연구진이 수확숙도와 저장환경이 장거리 유통 중 딸기의 품질 유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로, 수확 당시 숙도를 결정할 때 현지 판매용인지 장거리 유통용인지까지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 ⑦ Mratinić, E. & Milivojević, J. (2009). “The Influence of Harvest Time on Strawberry Fruit Quality (Fragaria × ananassa Duch.).” Acta Horticulturae, 842, 911-914. DOI: 10.17660/ActaHortic.2009.842.201. 7개 딸기 품종의 수확차수별 과중과 화학적·관능적 품질을 비교했으며, 여러 품종에서 후기 수확 과실의 가용성 고형물이 높아지고 총산은 낮아지는 등 수확시기에 따라 품질이 달라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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