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기에서 런너는 모주에서 길게 뻗어 나오는 포복경으로, 끝부분이나 마디에서 새로운 자묘를 만드는 영양번식 기관이다. 육묘에서는 우량 자묘를 확보하기 위해 런너 발생이 중요하지만 과실을 생산하는 본포에서는 런너가 불필요한 영양생장을 의미할 수 있다. 같은 런너라도 재배 목적에 따라 필요한 기관이 되기도 하고 제거해야 할 기관이 되기도 하는 이유다.
런너 발생은 단순히 질소가 많아서 생기는 현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품종의 유전적 특성, 일장, 온도, 식물체의 생육단계와 탄수화물 상태가 서로 영향을 주며, 특히 일계성 딸기에서는 장일과 비교적 높은 온도가 런너 형성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설향 같은 일계성 품종에서 런너를 이해하려면 영양생장과 생식생장 사이의 전환을 함께 봐야 한다. 육묘기에는 런너를 적극적으로 발생시켜 자묘를 확보하지만 정식 이후 과실 생산기에는 발생한 런너를 조기에 제거해 잎과 화방, 과실에 자원이 이용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딸기 런너가 만들어지는 원리
딸기의 크라운에는 잎이 발생하는 생장점과 함께 겨드랑이눈이 존재한다. 이 겨드랑이눈이 어떤 방향으로 발달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크라운이나 런너 등이 형성될 수 있다.
런너는 줄기가 길게 신장한 포복경이며 일정한 마디에서 자묘가 만들어진다. 자묘가 배지나 토양에 닿아 뿌리를 내리면 모주와 같은 유전적 특성을 가진 새로운 개체로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상업적인 딸기 육묘에서는 종자보다 런너를 이용한 영양번식이 널리 이용된다.
런너 형성 과정에는 지베렐린을 비롯한 식물호르몬과 광주기 신호가 관여한다. 최근 연구들은 딸기의 광주기 반응이 지베렐린 합성과 겨드랑이눈의 발달 방향에 영향을 주면서 런너 형성 여부를 조절한다고 설명한다.
중요한 점은 런너가 식물체가 남는 에너지를 단순히 배출하는 기관이 아니라 환경 신호와 유전적 프로그램에 의해 형성되는 적극적인 영양번식 기관이라는 것이다.
일장이 길어지면 런너가 증가하는 이유
설향과 같은 일계성 딸기에서 런너 발생에 매우 중요한 환경요인 가운데 하나가 일장이다. 일반적으로 일장이 길어지면 영양생장이 촉진되고 런너 형성에 유리해지는 반면, 짧은 일장은 화아분화와 생식생장 쪽으로 작물을 전환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설향과 매향을 대상으로 12시간부터 22시간까지 일장을 달리한 연구에서는 16시간을 넘는 장일 조건에서 두 품종 모두 런너가 발생했고, 일장이 길어질수록 런너 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20시간 처리에서 런너 발생이 많았지만 22시간의 지나치게 긴 일장에서는 생육과 엽록소, 당과 전분 등 일부 생리 지표가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일장을 길게 만들수록 무조건 좋은 우량묘가 많이 만들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런너 숫자를 늘리는 것과 모주 및 자묘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육묘에서는 필요한 런너 수와 자묘 품질을 함께 보면서 일장을 활용해야 하고, 과실 생산기에서는 불필요한 야간 조명으로 장일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온도가 런너 발생에 미치는 영향
온도 역시 런너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딸기는 일반적으로 따뜻한 조건에서 영양생장이 활발해지고 일계성 품종의 런너 발생도 촉진되는 경향이 있다.
설향을 대상으로 일장과 온도 등을 함께 비교한 연구에서는 16시간 일장과 주간 25℃, 야간 15℃ 조합이 시험한 처리 가운데 런너 형성에 유리한 조건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것을 모든 설향 육묘장에서 그대로 적용해야 하는 절대적인 최적온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연구의 광량과 식물체 상태, 시설환경이 실제 농장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평균온도가 같더라도 주간과 야간 온도 조합에 따라 작물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런너를 많이 만들기 위한 육묘에서는 일장과 온도를 함께 봐야 한다.
반대로 본포에서 과실 생산을 하고 있는데 고온과 장일 환경이 지속되면 영양생장이 강해지고 런너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 이 경우 런너 자체만 제거하기보다 현재 온도와 생육 균형이 지나치게 영양생장 쪽으로 기울어 있지 않은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은 왜 반대 방향으로 보이는가
딸기는 한정된 광합성 산물과 무기양분을 잎과 뿌리, 크라운, 런너, 꽃과 과실에 나누어 사용한다. 영양생장이 강한 시기에는 새잎과 런너, 뿌리와 크라운 성장에 많은 자원이 사용될 수 있고 생식생장이 활성화되면 꽃과 과실이 강한 싱크가 된다.
일계성 품종에서 장일은 런너와 영양생장을 촉진하는 반면 단일은 화아분화를 유도하는 대표적인 환경 신호로 작용한다. 그래서 육묘기와 과실 생산기의 환경관리 목표가 서로 달라진다.
하지만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을 완전히 서로 반대되는 스위치로만 보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잎과 뿌리, 충분한 크라운이 있어야 꽃과 과실도 안정적으로 발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어느 한쪽을 무조건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재배단계에 맞는 균형을 만드는 것이다. 육묘기에는 건강한 모주와 충분한 광합성 면적을 확보하면서 런너 발생을 유도하고, 정식 이후에는 불필요한 런너를 줄이면서 꽃과 과실을 안정적으로 키우는 방식이 필요하다.
광합성 산물과 런너 발생의 관계
런너를 만들고 자묘를 키우는 데도 탄수화물이 필요하다. 잎에서 만들어진 광합성 산물이 충분해야 새로 발생한 런너가 신장하고 자묘가 잎과 뿌리를 만들 수 있다.
설향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장일 조건에서 런너가 발생한 크라운에서 탄수화물 대사와 광합성 관련 단백질의 변화가 확인됐고, 가용성 당 함량과 런너 수 사이에도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따라서 육묘에서 런너를 많이 확보하려고 광주기만 늘리고 모주의 광합성 상태를 관리하지 않으면 원하는 품질의 자묘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광량과 건강한 기능엽, 정상적인 수분과 양분 흡수가 함께 유지되어야 한다.
반대로 과실 생산기에는 런너가 계속 성장하면서 새로운 자묘를 만들면 과실과 다른 영양기관 사이에 탄소와 양분을 놓고 경쟁할 수 있다. 그래서 상품과 생산이 목적이라면 발생한 런너를 불필요하게 오래 키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관리다.
육묘에서 런너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닌 이유
육묘에서는 런너 숫자가 중요하지만 최종 목표는 런너 자체가 아니라 정식 후 안정적으로 활착하고 생산할 수 있는 우량 자묘를 확보하는 것이다.
한 모주에서 지나치게 많은 런너와 자묘를 동시에 유지하면 각각의 자묘에 분배되는 광합성 산물과 양분이 제한될 수 있다. 또한 군락이 지나치게 복잡해지면 잎이 겹치고 통풍이 떨어져 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장일 연구에서도 22시간처럼 지나치게 긴 광주기에서는 런너가 발생했지만 식물체 생육과 일부 광합성 관련 지표가 떨어졌다. 이것은 런너 개수와 묘 품질을 따로 봐야 한다는 좋은 사례다.
따라서 육묘장에서는 모주당 런너 개수만 기록하는 것보다 자묘의 크라운 굵기와 잎 수, 뿌리 발달상태, 발생 순서와 균일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과실 생산기에는 런너를 왜 빨리 제거하는가
과실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본포에서는 런너가 상품으로 이어지는 기관이 아니다. 런너를 그대로 두면 길게 신장하면서 잎과 자묘를 만들고 여기에 탄수화물과 양분이 사용된다.
따라서 불필요한 런너는 비교적 어린 단계에서 제거하는 것이 작업도 쉽고 식물체의 자원 분배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이미 긴 런너와 큰 자묘를 만든 뒤 제거하면 그동안 해당 조직을 만드는 데 사용된 자원이 많아진 상태다.
다만 런너가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비료가 과다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설향의 런너 발생은 계절의 일장과 온도, 품종 특성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런너가 평소보다 지나치게 많다면 양액 EC만 낮추기보다 온실의 온도와 광주기, 식물체의 잎과 크라운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실제 육묘장에서 관찰할 수 있는 런너 관리 포인트
실제 딸기 육묘에서는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면서 일장이 길어지고 온도가 상승하면 런너 발생이 활발해지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단순히 런너가 나왔는지를 보는 것보다 첫 런너가 언제 발생했는지와 이후 며칠 간격으로 새로운 런너가 추가되는지를 기록하면 모주의 상태를 비교하기 좋다.
런너에서 발생하는 1차 자묘와 그 이후 자묘의 세력도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자묘 숫자만 늘리는 것보다 원하는 정식시기에 맞춰 균일한 묘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를 목표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런너와 자묘가 많아지면 육묘장 내부의 잎 면적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때 관수량과 증산량도 달라지고 군락 내부의 습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런너 관리와 함께 관수와 통풍, 병해 관리도 조정해야 한다.
실제 과실 생산 농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런너 신호
정식 이후 본포에서 평소보다 런너가 많이 발생한다면 단순히 보이는 즉시 제거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최근 환경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최근 야간온도가 높아졌는지, 자연일장이 길어지는 계절인지, 식물체가 잎과 엽병을 강하게 키우는 영양생장 형태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화방 발달과 과실 착과가 약한데 런너와 잎 생장만 강하다면 식물체의 생육 균형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식물체가 매우 약하고 잎 면적이 부족한데 런너 몇 개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강한 생식생장 관리로 전환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런너는 하나의 신호일 뿐 식물체 전체 상태를 대신하는 지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런너 발생을 온도와 일사량, 잎 전개속도와 화방상태와 함께 기록하면 계절에 따라 자신의 농장에서 런너가 언제 증가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딸기 런너 관리를 위한 스마트팜 관리의 핵심
딸기 런너 관리의 핵심은 런너를 무조건 많이 만들거나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다. 육묘인지 과실 생산인지에 따라 관리 목표를 먼저 정해야 한다.
육묘에서는 장일과 적절한 온도, 충분한 광합성 능력을 이용해 런너 발생을 유도하면서 자묘의 균일도와 뿌리 발달까지 관리해야 한다. 설향과 매향 연구에서는 16시간보다 긴 일장에서 런너 발생이 증가했고, 20시간 조건에서 많은 런너가 발생했지만 지나치게 긴 22시간에서는 일부 생육 지표가 저하됐다.
과실 생산기에는 발생한 런너를 조기에 제거하고 화방과 과실에 자원이 이용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런너가 많이 나온 원인은 양분 하나가 아니라 일장과 온도, 품종과 식물체의 생육상태를 함께 봐야 한다.
스마트팜에서는 런너 발생일과 개수, 평균온도와 자연일장, 잎 전개속도와 화방 발달상태를 함께 기록할 수 있다. 육묘장이라면 모주별 자묘 수와 크라운 굵기까지 기록하면 환경조건과 우량묘 생산의 관계를 보다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결국 런너는 딸기의 영양생장 상태와 번식전략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관이다. 일장과 온도라는 환경 신호와 식물체의 광합성 및 탄수화물 상태가 함께 작용해 런너 발생이 조절되므로, 재배 목적에 맞게 이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 안정적인 육묘와 과실 생산에 도움이 된다.
참고문헌 및 연구자료 - ① Serçe, S. & Hancock, J.F. (2005). “The temperature and photoperiod regulation of flowering and runnering in the strawberries, Fragaria chiloensis, F. virginiana, and F. × ananassa.” Scientia Horticulturae, 103(2), 167-177. DOI: 10.1016/j.scienta.2004.04.017. 딸기의 개화와 런너 발생에 미치는 온도와 광주기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대표적인 연구다. 일반적으로 장일과 비교적 높은 온도 조건에서 런너 발생이 촉진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그 반응 정도는 품종과 계통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특히 일계성·사계성·중일성 계통 간에도 런너 발생 특성이 서로 달라 환경조건과 유전적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 ② Smeets, L. (1980). “Effect of temperature and daylength on flower initiation and runner formation in two everbearing strawberry cultivars.” Scientia Horticulturae, 12(1), 19-26. DOI: 10.1016/0304-4238(80)90034-5. ‘Revada’와 ‘Rabunda’를 14, 20, 26℃ 및 8, 16, 24시간 광주기에서 재배한 결과 20℃와 26℃에서 14℃보다 런너 발생기간이 길었고, 16시간과 24시간 장일조건에서도 8시간 단일보다 런너 발생이 많고 오래 지속됐다. 온도와 광주기가 런너 발생을 조절하는 핵심 환경요인임을 직접 보여주는 연구다. ③ Li, Y., Hu, J., Wei, H., & Jeong, B.R. (2020). “A Long-Day Photoperiod and 6-Benzyladenine Promote Runner Formation through Upregulation of Soluble Sugar Content in Strawberry.”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21(14), 4917. DOI: 10.3390/ijms21144917. 광주기, 온도, GA₃, 6-benzyladenine을 조합해 런너 발생을 비교한 결과 장일조건이 런너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으며, 실험조건에서는 50mg·L⁻¹ 6-BA 처리도 런너 수를 증가시켰다. 또한 런너가 많이 발생한 식물에서 가용성 당 함량이 높아 런너 발생이 광환경뿐 아니라 식물체의 탄수화물 상태와도 관련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생장조절제 사용을 권장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런너 발생의 생리적 기작을 설명하는 연구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④ Hartmann, H.T. (1947). “Some Effects of Temperature and Photoperiod on Flower Formation and Runner Production in the Strawberry.” Plant Physiology, 22(4), 407-420. DOI: 10.1104/pp.22.4.407. 딸기의 온도와 광주기가 화아형성과 런너 발생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제시한 초기의 대표적인 생리 연구로, 장일과 높은 온도조건이 영양생장과 런너 발생을 촉진하고 단일·저온 조건은 화아분화를 촉진하는 딸기 생육특성을 이해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⑤ Durner, E.F. (2015). “Photoperiod affects floral ontogeny in strawberry (Fragaria × ananassa Duch.) plug plants.” Scientia Horticulturae, 194, 154-159. DOI: 10.1016/j.scienta.2015.08.006. 여러 일계성 및 반복개화성 품종의 플러그묘에 단일처리를 실시한 결과 단일처리가 많은 품종에서 런너 생산을 감소시켰지만, 개화와 런너 발생이 항상 단순한 반대관계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품종에 따라 광주기에 대한 런너 및 화아반응이 다르므로 ‘장일=런너, 단일=꽃’이라는 단순한 기준보다 품종별 반응을 확인해야 함을 보여준다. ⑥ Al-Madhagi, I.A.H. (2024). “The habit of strawberry flowering is the key for runner propagation, where the photoperiod is the main environmental factor – A review.” Advances in Horticultural Science, 37(4), 433-449. DOI: 10.36253/ahsc-14381. 딸기 런너 증식과 개화반응에 관한 기존 연구를 종합한 리뷰로, 런너 발생은 유전적 특성의 영향을 먼저 받으며 장일, 온도, 저온경과, 생장조절물질 등이 상호작용한다고 정리했다. 특히 장일조건을 런너 유도의 가장 중요한 환경요인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면서도 품종과 재배지역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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