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팜에서 야간 상대습도가 높아지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값은 습도입니다. 하지만 상대습도가 높다는 사실만으로 작물의 잎이나 과실에 결로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결로는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와 온도, 이슬점, 잎의 표면온도가 함께 작용해 발생합니다. 특히 겨울철 시설재배에서는 일몰 이후 온실 온도가 떨어지고 보온커튼이 닫히면서 내부 수분이 외부로 빠져나가기 어려워집니다.
이때 공기 중 수증기량은 크게 변하지 않더라도 온도가 내려가면 상대습도가 빠르게 상승합니다. 동시에 잎의 표면온도가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면 공기 중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하면서 잎, 꽃, 과실에 결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마트팜 습도관리는 상대습도 몇 퍼센트를 유지할 것인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슬점과 엽온의 차이를 확인하고 실제 결로 위험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슬점이란 무엇인가
이슬점은 현재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가 응축되기 시작하는 온도를 의미합니다.
공기의 온도가 낮아질수록 같은 수증기량에서도 상대습도는 높아집니다. 온도가 계속 내려가 포화상태에 도달하면 상대습도는 100퍼센트에 가까워지고, 그보다 온도가 낮은 표면에서는 수증기가 물로 응축될 수 있습니다.
온실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공기온도와 잎 온도가 항상 같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환경제어기에서 공기온도가 12도로 표시되더라도 복사냉각 등의 영향으로 실제 딸기 잎의 표면온도는 그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Park과 Park의 온실 결로 제어 연구에서는 온도와 상대습도를 이용해 이슬점을 계산하고 잎의 표면온도와 비교해 결로 발생 가능성을 판단했습니다. 잎 온도가 계산된 이슬점보다 낮아지는 조건을 결로 위험상태로 판단하고 환기팬과 창 개폐 등을 제어하는 방식입니다.
온도와 상대습도의 기본적인 관계는 스마트팜 온도·습도 관리 기초를 함께 확인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상대습도가 100퍼센트가 아니어도 결로가 생길 수 있다
현장에서 결로를 판단할 때 흔히 발생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상대습도가 100퍼센트가 되어야 결로가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환경센서가 측정하는 온도와 습도는 센서 주변 공기의 상태입니다. 잎과 과실의 표면온도는 센서가 측정하는 공기온도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경제어기의 상대습도가 90퍼센트 또는 95퍼센트를 나타내더라도 잎의 표면온도가 이슬점보다 낮다면 작물체에는 결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습도가 상당히 높더라도 잎 표면온도가 이슬점보다 충분히 높다면 즉시 결로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야간 습도를 관리할 때는 상대습도 최고값 하나보다 공기온도, 상대습도, 이슬점, 엽온의 관계를 함께 기록하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VPD와 이슬점은 무엇이 다른가
스마트팜 환경제어에서 최근 많이 사용하는 지표가 VPD입니다.
VPD는 공기가 현재 가지고 있는 수증기압과 포화상태의 수증기압 차이를 이용해 작물이 어느 정도의 증산 요구를 받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입니다.
이슬점과 VPD는 온도와 습도를 이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용하는 목적은 다릅니다.
VPD는 증산과 기공 반응, 수분 스트레스 등 작물 생리를 분석하는 데 유용합니다.
반면 이슬점은 어떤 표면의 온도가 어느 수준까지 내려가면 수증기가 응축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둘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간에는 VPD를 통해 증산환경을 분석하고 야간에는 VPD와 함께 이슬점과 엽온을 확인하면 온실의 수분환경을 더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VPD의 원리와 활용방법은 스마트팜 VPD 환경제어 방법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로와 딸기 병해의 관계
결로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작물의 잎이나 과실 표면에 자유수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곰팡이성 병원균 중 일부는 높은 습도뿐 아니라 식물 표면이 실제로 젖어 있는 시간이 감염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 시간을 잎 젖음시간이라고 합니다.
MacKenzie와 Peres는 딸기의 잿빛곰팡이병을 대상으로 온도와 잎 젖음시간을 이용해 병 발생위험을 예측하고 방제시기를 결정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일정한 날짜 간격으로 방제하는 방식과 온도 및 잎 젖음시간을 기반으로 방제시기를 판단하는 방식을 비교했습니다. 연구 결과 환경조건을 이용한 예측시스템을 통해 약제 처리 횟수를 줄이면서도 병해 방제와 수량을 유지할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또 다른 딸기 잎 감염 연구에서도 잎이 젖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특정 병원균의 감염 정도가 증가하는 관계가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모든 딸기 병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병원균마다 감염에 필요한 온도와 습도 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상대습도가 높았는지를 확인하는 것보다 작물체 표면에 실제 물이 형성됐는지와 얼마나 오래 젖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병해 발생환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야간에 온실 습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이유
온실에서는 일몰 이후 상대습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낮 동안 태양복사로 가열됐던 온실은 해가 지면서 열을 잃기 시작합니다. 공기 중 수증기의 양이 크게 변하지 않더라도 온도가 낮아지면 상대습도는 상승합니다.
여기에 딸기와 배지에서 발생하는 수분이 더해집니다.
겨울철에는 난방비 절감을 위해 천창과 측창을 닫고 보온커튼까지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온실 내부 수분이 외부로 빠져나갈 기회가 줄어듭니다.
결과적으로 야간에는 온도 하강과 수분 축적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밤에 습도가 높아지는 문제를 단순히 물을 많이 줬기 때문이라고 판단하면 원인을 놓칠 수 있습니다.
관수뿐 아니라 외부기온, 난방 설정온도, 보온커튼 개폐시간, 환기량, 작물의 증산량 등을 함께 봐야 합니다.
결로를 줄이려면 난방만 해야 할까
결로를 줄이는 가장 단순한 방법 중 하나는 온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난방을 하면 공기의 온도가 상승하고 동일한 수증기량에서 상대습도가 낮아질 수 있으며, 작물 표면의 온도를 이슬점 이상으로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간 습도가 높을 때마다 난방만 사용하는 방식은 에너지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Körner와 Challa는 온실 습도를 하나의 고정된 상대습도 기준으로만 제어하기보다 작물 생리와 결로, 병해 위험 등을 고려한 과정 기반 습도관리를 연구했습니다.
이 연구는 습도 제어기준을 단순한 상대습도 숫자 하나로 운영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 온실에서는 난방과 환기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외부의 차갑고 상대적으로 건조한 공기를 소량 유입시키고 내부의 습한 공기를 배출한 다음 난방을 이용해 온도를 회복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외기온과 외부 습도, 바람, 온실 구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특정 환기시간을 모든 온실에 동일하게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유동팬은 습기를 직접 제거하는 장치는 아니다
시설재배에서 야간 습도가 높아지면 유동팬을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동팬은 제습기처럼 공기 중 수분을 직접 제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물 군락 내부에 정체된 공기를 이동시키고 공간별 온도와 습도 차이를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잎 주변의 공기가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면 일부 공간에서 잎의 온도와 습도가 주변과 다르게 형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동팬의 목적은 단순히 바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온실 내부의 공기와 열, 수증기를 보다 균일하게 분포시키는 데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환기와 난방, 유동팬은 서로 독립된 장치로 보기보다 하나의 환경제어 시스템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출 전후의 결로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
결로 관리에서 특히 주의해서 봐야 하는 시간대가 새벽과 일출 전후입니다.
새벽은 일반적으로 외기온과 온실 피복재의 온도가 낮고 온실 내부 상대습도가 높아지는 시간대입니다.
이때 잎의 표면온도와 이슬점 사이의 차이가 작아질 수 있습니다.
일출 이후에는 태양복사가 들어오면서 온실 공기는 빠르게 따뜻해질 수 있지만 작물의 잎이나 과실 표면은 같은 속도로 온도가 상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새벽부터 일출 직후까지는 시간대별 온도와 습도 데이터를 세밀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 평균 습도가 80퍼센트였다는 것보다 새벽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높은 습도가 지속됐는지, 이 시간 동안 엽온과 이슬점의 차이가 얼마였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 실제 결로 위험을 분석하는 데 더 유용합니다.
센서 위치가 잘못되면 결로 위험을 놓칠 수 있다
정밀한 결로관리를 위해서는 센서 위치도 중요합니다.
온습도센서를 천창 바로 아래에 설치하거나 난방관 근처에 설치하면 작물이 실제로 경험하는 온도와 습도와 다른 값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결로 위험을 판단하려면 가능한 한 작물 군락 주변의 대표적인 공기환경을 측정해야 합니다.
온실이 크거나 공간별 온도 차이가 크다면 여러 지점의 데이터를 비교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비접촉식 적외선 엽온센서를 이용하면 작물 표면의 온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잎 젖음시간을 확인하고 싶다면 잎 젖음센서를 추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센서를 사용하느냐만큼 어디에 설치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센서별 측정 원리와 설치위치는 스마트팜 센서의 원리와 올바른 설치 위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팜에서 기록하면 좋은 결로 데이터
결로관리를 시작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새로운 장비를 많이 설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 복합환경제어기가 기록하는 데이터를 먼저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공기온도, 상대습도, 난방기 작동시간, 천창과 측창 개도율, 보온커튼 상태, 유동팬 작동상태를 같은 시간축으로 비교하면 됩니다.
온도와 상대습도가 기록돼 있다면 이슬점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여기에 엽온과 잎 젖음시간을 추가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결로가 많이 발생한 날과 거의 발생하지 않은 날의 데이터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두 날짜의 야간온도와 상대습도, 이슬점, 난방과 환기 작동시간을 비교하면 자신의 온실에서 결로가 발생하기 쉬운 조건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축적하면 다른 농가의 고정된 습도기준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 자신의 온실 구조와 작물상태에 맞는 환경제어 기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스마트팜 결로관리의 핵심
스마트팜의 야간 습도관리는 상대습도를 무조건 낮추는 작업이 아닙니다.
작물에게 지나치게 건조한 환경 역시 생리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공기온도와 상대습도, 이슬점, 엽온, VPD, 잎 젖음시간을 서로 연결해 보는 것입니다.
상대습도는 공기의 현재 수분상태를 보여주고 VPD는 작물의 증산환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슬점과 엽온의 관계는 작물 표면의 결로 위험을 판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난방, 환기, 보온커튼, 유동팬 제어와 연결하면 단순히 습도가 높으면 장치를 작동시키는 방식에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팜의 핵심은 센서에 나타나는 숫자 자체가 아닙니다.
센서가 측정한 값이 실제 온실에서 어떤 물리적 현상을 의미하고 그것이 작물 생육과 병 발생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한 뒤 제어에 반영하는 것이 데이터 기반 스마트팜 환경관리의 핵심입니다.
참고문헌 및 연구자료
Park, D. H., & Park, J. W. (2011). Wireless Sensor Network-Based Greenhouse Environment Monitoring and Automatic Control System for Dew Condensation Prevention. Sensors, 11(4), 3640-3651. DOI: 10.3390/s110403640
Körner, O., & Challa, H. (2003). Process-based humidity control regime for greenhouse crops. Computers and Electronics in Agriculture, 39(3), 173-192. DOI: 10.1016/S0168-1699(03)00079-6
MacKenzie, S. J., & Peres, N. A. (2012). Use of Leaf Wetness and Temperature to Time Fungicide Applications to Control Botrytis Fruit Rot of Strawberry in Florida. Plant Disease, 96(4), 529-536. DOI: 10.1094/PDIS-03-11-0182
Carisse, O., Bourgeois, G., & Duthie, J. A. (2000). Influence of Temperature and Leaf Wetness Duration on Infection of Strawberry Leaves by Mycosphaerella fragariae. Phytopathology, 90(10), 1120-1125. DOI: 10.1094/PHYTO.2000.90.1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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