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재배에서 꽃이 피고 과실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먼저 생장점이 잎을 만드는 영양생장에서 꽃을 만드는 생식생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출발점이 화아분화이며 이후 꽃눈이 발달하고 화방이 출현해 개화와 착과로 이어진다.
딸기의 화아분화는 단순히 온도가 낮아진다고 시작되는 현상이 아니다. 온도와 일장, 묘의 생육상태, 환경에 노출되는 기간 등이 서로 영향을 주며 품종에 따라서도 반응이 달라진다. 따라서 딸기 화아분화를 이해하려면 특정 온도 하나를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 온도와 일장, 묘령과 처리기간의 관계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딸기 화아분화의 원리와 생장점의 변화
딸기의 생장점은 계속 같은 기관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영양생장 상태에서는 새로운 잎과 줄기 등 영양기관의 형성이 중심이지만 적절한 환경조건과 식물체 내부조건이 갖춰지면 생식생장으로 전환되면서 꽃을 만들기 위한 변화가 시작된다. 이 과정은 꽃이 눈에 보이기 훨씬 전부터 생장점 내부에서 진행된다.
화아의 발달 과정은 화아유도, 화아개시, 분화와 발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화아유도는 환경적 신호를 받아 꽃을 만들 수 있는 생리적 변화가 시작되는 단계이며 이후 생장점에서 형태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따라서 외관상 잎만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화아분화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화아분화가 진행됐는지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려면 생장점을 관찰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재배현장에서도 정식시기와 출뢰시기를 예측하기 위해 현미경 등을 이용해 생장점의 형태를 확인하기도 한다. 결국 화아분화는 갑자기 꽃대가 올라오는 현상이 아니라 생장점에서 먼저 시작되어 이후 화방의 발달과 개화로 연결되는 연속적인 과정이다.
딸기 화아분화에서 온도가 미치는 영향
온도는 딸기의 화아분화를 조절하는 핵심 환경요인이다. 특히 계절성 개화형 딸기는 일반적으로 비교적 서늘한 조건에서 화아형성이 촉진되는 경향을 보인다. 연구에서는 단일성 품종의 화아형성에 온도와 일장이 서로 강하게 상호작용하며, 특정 조건에서는 낮은 온도가 긴 일장에서도 화아형성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음이 보고됐다.
여러 연구에서 계절성 딸기의 화아형성에 적합한 온도 범위가 조사됐으며 한 연구에서는 단일 조건에서 약 15~18℃ 부근이 화아형성에 유리한 범위로 보고됐다. 반대로 온도가 높아질수록 화아형성이 억제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으며 높은 온도에서는 짧은 일장조건이라도 화아형성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온도를 모든 딸기 품종의 절대적인 화아분화 기준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연구에서도 품종에 따라 온도와 일장에 대한 반응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실제 재배에서는 평균온도와 주야간온도, 일장조건과 품종 특성을 함께 고려해 화아분화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딸기 화아분화에서 일장이 미치는 영향
일장은 딸기가 하루 동안 빛을 받는 시간을 의미한다. 계절성 개화형 딸기는 일반적으로 일장이 짧아지는 환경에서 화아형성이 촉진되는 특성을 나타낸다. 자연환경에서 여름이 지나 가을로 접어들면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온도가 낮아지는데 이러한 환경 변화가 식물체의 생식생장 전환과 연결된다.
그러나 일장 역시 단독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같은 일장이라도 온도에 따라 화아형성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연구에서는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는 화아형성을 위해 더 짧은 일장이 필요해질 수 있고 낮은 온도에서는 일장의 영향이 감소하는 품종도 확인됐다. 즉 '몇 시간 이하이면 무조건 화아분화한다'는 식의 단순한 기준은 정확하지 않다.
또한 계절성 품종과 반복개화형 품종의 일장 반응은 서로 다르다. 반복개화형 품종은 특정 온도 범위에서 일장에 대한 반응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으며 온도가 높아지면 다시 일장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재배하려는 품종의 개화형을 먼저 파악하고 온도와 일장을 하나의 환경조건으로 묶어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딸기 화아분화와 묘령·처리기간의 관계
온도와 일장조건이 적합하더라도 모든 묘가 동일하게 화아분화하는 것은 아니다. 묘의 크기와 발달상태가 화아형성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서는 어린 묘와 충분히 발달한 묘 사이에서 화아형성 반응에 차이가 나타났으며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한 묘에서 환경조건에 대한 반응이 안정적으로 나타나는 결과가 보고됐다.
환경조건에 노출되는 기간도 중요하다. 단일과 적정온도를 하루나 이틀 경험했다고 바로 안정적인 화아분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적절한 일장과 온도조건에 노출되었을 때 화아형성률과 화수 등이 증가했다. 따라서 순간적인 최저온도만 보고 화아분화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실제 재배에서는 온도, 일장, 묘령과 처리기간을 각각 독립된 조건으로 보기보다 하나의 시스템으로 판단해야 한다. 같은 온도에서도 묘의 생육상태와 일장, 처리기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딸기의 안정적인 화아분화를 위해서는 특정 숫자 하나를 목표로 하기보다 재배품종의 특성과 묘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환경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딸기 화아분화는 온도와 일장의 영향을 중심으로 묘의 발달상태와 환경 노출기간이 함께 작용하는 생리적 과정이다. 따라서 화아분화를 안정적으로 유도하려면 단순히 야간온도를 낮추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품종에 맞는 온도와 일장조건을 만들고 충분히 발달한 묘가 일정 기간 그 환경을 경험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면 정식시기와 출뢰, 개화시기를 판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참고문헌 및 연구자료 - ① Petran, A. & Hoover, E. (2018). “The Flowers of Fragaria × ananassa: Morphology, Response to Photoperiod, and Genetics of Induction.” Horticultural Reviews, 45, 1-31. DOI: 10.1002/9781119431077.ch1. ② Heide, O.M. (1977). “Photoperiod and Temperature Interactions in Growth and Flowering of Strawberry.” Physiologia Plantarum, 40(1), 21-26. DOI: 10.1111/j.1399-3054.1977.tb01486.x. ③ “The temperature and photoperiod regulation of flowering and runnering in the strawberries, Fragaria chiloensis, F. virginiana, and F. × ananassa.” Scientia Horticulturae, 103(2), 167-177 (2005). DOI: 10.1016/j.scienta.2004.0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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