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수경재배는 토양에 직접 딸기를 심는 대신 별도의 배지에 뿌리를 내리고 필요한 물과 무기양분을 양액으로 공급하는 재배방식이다. 시설재배에서는 작업 높이를 높인 고설베드와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작업 편의성이 높고, 근권의 수분과 양분을 비교적 세밀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수경재배 시설을 설치한다고 해서 생산성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토양이 완충 역할을 하는 토경재배와 달리 공급하는 양액의 상태와 관수 관리가 뿌리 주변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딸기 수경재배를 이해하려면 배지의 역할, 양액의 EC와 pH, 관수와 배액의 관계를 함께 이해해야 한다.
딸기 수경재배 원리와 배지의 역할
수경재배라는 이름 때문에 딸기의 뿌리가 항상 물속에서 자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딸기 재배에서는 코이어와 같은 고형배지를 이용하는 방식이 널리 활용된다. 배지는 뿌리를 지지하는 동시에 공급된 양액을 일정 부분 보유하고 뿌리가 필요로 하는 수분과 산소를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따라서 배지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물을 많이 저장하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보수성과 배수성, 통기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지나치게 많은 수분이 장시간 유지되면 근권의 산소 공급이 제한될 수 있고 반대로 배지가 지나치게 빨리 건조되면 식물이 수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같은 종류의 배지를 사용하더라도 배지의 용량과 물리적 특성, 딸기의 생육단계와 뿌리 발달 정도에 따라 적절한 관수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배지는 단순히 흙을 대신하는 재료가 아니라 뿌리 주변의 수분과 공기, 양분 환경을 결정하는 중요한 재배요소라고 볼 수 있다.
딸기 양액재배에서 EC와 pH를 관리하는 이유
딸기 수경재배에서는 식물이 필요로 하는 무기양분을 물에 녹여 양액 형태로 공급한다. 이때 많이 확인하는 수치가 EC와 pH다. EC는 용액에 녹아 있는 이온의 농도와 관련된 지표이기 때문에 양액의 농도 상태를 관리하는 데 활용된다. pH는 근권에서 각 양분의 이용 가능성과 관련되므로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공급 EC 하나만 확인해서는 근권 상태를 완전히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 재배에서는 공급되는 양액과 배출되는 배액의 EC를 비교하면 배지 내부에서 염류가 축적되고 있는지 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급액에 비해 배액 EC가 계속 높아진다면 관수량이나 관수횟수, 증산량과 근권의 염류 축적 등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pH 역시 숫자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자체가 최종 목적은 아니다. 작물이 필요한 양분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근권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EC와 pH는 각각 독립적으로 보기보다 공급액과 배액, 작물의 생육상태를 함께 관찰하면서 판단해야 한다.
딸기 수경재배에서 관수와 배액을 함께 보는 이유
수경재배에서 관수는 단순히 딸기가 시들지 않도록 물을 공급하는 작업이 아니다. 한 번에 공급하는 양과 하루 관수횟수, 첫 관수와 마지막 관수 시점은 배지 내부의 수분 상태와 양분 농도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매일 동일한 시간과 동일한 양을 기계적으로 공급하는 방식만으로는 변화하는 재배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일사량이 많고 증산이 활발한 날과 흐리고 습도가 높은 날은 식물이 사용하는 물의 양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두 날에 동일한 관수량을 공급하면 배지가 지나치게 건조해지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젖은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계절과 날씨, 생육단계에 따라 관수전략을 조정해야 하는 이유다.
이때 배액은 관수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공급량만 기록하는 것보다 배액이 언제 발생하기 시작했는지, 하루 동안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배액 EC와 pH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함께 관찰하면 근권환경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결국 관수와 배액은 서로 분리된 관리항목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딸기 수경재배에서 환경과 근권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이유
양액과 관수를 정밀하게 관리하더라도 온도와 습도, 일사량 등 지상부 환경을 무시하면 안정적인 재배가 어렵다. 식물이 흡수하는 물의 양은 근권환경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잎에서 일어나는 증산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온실 내부 환경이 달라지면 같은 작물에서도 하루 동안 필요한 수분량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사가 증가하고 증산이 활발해지면 수분 요구량이 증가할 수 있다. 반대로 일사가 부족하고 높은 습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증산이 감소할 수 있다. 이때 관수량만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배지 내부의 수분상태가 오히려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딸기 수경재배는 양액기에서 설정한 EC와 pH만 관리하는 기술이라고 보기 어렵다. 배지의 수분상태와 배액, 온도와 습도, 일사량, 작물의 생육상태를 서로 연결해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면 단순한 경험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환경 변화와 작물 반응의 관계를 파악하기 쉬워진다.
딸기 수경재배의 핵심은 특정 EC나 관수횟수 하나를 정답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작물과 환경의 변화를 관찰하고 그에 맞춰 근권환경을 조절하는 데 있다. 배지, 양액, 관수와 환경을 각각 따로 관리하기보다 서로 연결된 하나의 재배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것이 수경재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출발점이다.
참고문헌 및 연구자료 - ① Hutchinson, G.K., Nguyen, L.X., Ames, Z.R., Nemali, K., & Ferrarezi, R.S. (2025). “Substrate system outperforms water-culture systems for hydroponic strawberry production.” Frontiers in Plant Science, 16, 1469430. DOI: 10.3389/fpls.2025.1469430. ② Lee, H., Cui, M., Lee, B., Hwang, H., & Chun, C. (2023). “Optimization of the Pot Volume and Substrate for Strawberry Cultivation in a Hydroponic System.” Horticultural Science and Technology, 41, 634-644. DOI: 10.7235/HORT.20230054. ③ 전하준 외 (2013). 「배양액의 농도가 딸기 ‘매향’의 생육, 과실의 품질 및 수량에 미치는 영향」. 원예과학기술지, 31(2), 173-178. DOI: 10.7235/hort.2013.12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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