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기 수경재배에서는 EC와 함께 pH를 양액관리의 기본적인 지표로 사용한다. EC가 양액에 녹아 있는 이온의 전체적인 농도를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면 pH는 양액이 어느 정도의 산성 또는 알칼리성 상태인지를 나타낸다.
pH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양액기의 설정값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다. 근권의 pH에 따라 일부 무기양분의 화학적 형태와 이용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으며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pH가 지속되면 양분흡수와 뿌리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양액기에서 설정한 공급 pH가 그대로 배지 내부에서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원수의 수질과 양액조성, 작물의 양분흡수, 관수와 배액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근권과 배액의 pH는 변할 수 있다. 따라서 딸기 수경재배에서는 공급 pH 하나보다 원수와 공급액, 배액의 변화를 함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딸기 양액 pH의 원리와 양분흡수의 관계
pH는 용액의 수소이온 활성도와 관련된 지표로 일반적으로 값이 낮을수록 산성, 높을수록 알칼리성이라고 표현한다. 수경재배에서는 pH에 따라 양액에 포함된 무기양분의 화학적 상태와 작물이 이용할 수 있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관리항목으로 사용한다.
질소와 인, 칼륨, 칼슘, 마그네슘뿐만 아니라 철과 망간, 아연 등의 미량원소도 pH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pH가 지나치게 높은 조건에서는 일부 원소의 용해도가 감소하여 작물이 이용하기 어려운 형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pH가 지나치게 낮아지는 환경에서도 여러 양이온의 흡수와 뿌리환경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수경재배의 일반적인 연구에서는 양분 이용성을 고려해 약산성 영역에서 양액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딸기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도 대체로 이러한 범위에서 양액을 관리하며, 최근 딸기 시설재배 리뷰에서는 pH 5.6 조건에서 생육이 우수했던 연구사례가 소개됐다. 다만 이것을 모든 품종과 재배시설의 절대적인 최적값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결국 pH 관리의 목적은 특정 숫자를 정확히 맞추는 것 자체가 아니라 딸기의 뿌리가 여러 무기양분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근권환경을 유지하는 데 있다.
딸기 원수 pH와 수질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
양액은 비료 원액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수와 혼합하여 만들어진다. 따라서 지하수나 상수도 등 농장에서 사용하는 원수의 성분도 최종적인 양액 pH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서 원수의 pH 숫자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중탄산과 같은 성분은 물의 완충능력과 관련되어 있어 산을 첨가했을 때 pH가 얼마나 쉽게 변화하는지에 영향을 준다. 같은 pH의 원수라도 수질조성이 다르면 양액을 만들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이 서로 달라질 수 있는 이유다.
국내 딸기 순환식 수경재배 연구에서도 원수에 나트륨과 염소, 중탄산, 칼슘과 마그네슘 등 여러 이온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연구진은 원수의 이온조성이 장기적인 양액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순환식 시스템에서는 작물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 이온이 반복적으로 순환하면서 축적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지하수를 사용하는 농장이라면 원수의 EC와 pH뿐 아니라 가능하면 중탄산과 나트륨, 염소, 칼슘과 마그네슘 등의 수질을 주기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양액관리에 도움이 된다.
딸기 공급pH와 배액pH가 달라지는 이유
양액기에서 pH 6.0으로 양액을 만들어 공급했다고 해서 배지를 통과한 배액 역시 항상 pH 6.0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양액이 배지를 통과하는 동안 뿌리의 양분흡수와 배지의 화학적 특성, 기존에 남아 있던 양액 및 관수량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국내 시설 딸기의 폐쇄형 수경재배 연구에서는 공급 양액을 pH 6.0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실제 재배기간의 배액 pH 평균은 첫 번째 실험에서 약 7.0, 두 번째 실험에서는 약 6.6으로 나타났다. 공급액과 배액 사이에 pH 차이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다.
중요한 것은 한 번 측정된 배액 pH만 보고 바로 공급 pH를 크게 변경하지 않는 것이다. 배액 pH가 평소보다 달라졌다면 공급액의 상태와 원수, EC, 관수량과 배액량 등을 함께 확인하면서 변화가 일시적인지 지속적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공급 pH는 일정한데 배액 pH가 계속 한 방향으로 변한다면 근권에서 어떤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배액 pH는 단순히 버려지는 물의 숫자가 아니라 근권환경을 간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정보가 된다.
딸기 pH와 EC를 함께 관리해야 하는 이유
pH와 EC는 서로 다른 정보를 나타낸다. EC는 용액에 존재하는 전체적인 이온농도와 관련되어 있고 pH는 산성도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EC가 정상이라고 해서 pH도 반드시 적절한 것은 아니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공급 EC는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더라도 개별 이온의 비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수 있다. 실제 국내 폐쇄형 딸기 수경재배 연구에서는 EC만을 기준으로 배액을 재사용했을 때 재배가 진행되면서 칼륨과 질산태질소, 인 등의 균형이 변하고 나트륨과 염소 등의 축적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EC만으로 개별 이온의 균형을 완전히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pH 역시 마찬가지다. pH가 적절한 범위라고 해서 양액 속 모든 양분의 비율이 적절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공급 EC와 pH, 배액 EC와 pH를 함께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개별 이온분석을 실시하는 방식이 보다 정확한 양액관리에 도움이 된다.
결국 EC와 pH는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신하는 지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근권정보를 제공하는 지표로 이해해야 한다.
딸기 공급·배액 pH를 활용한 근권관리 방법
실제 농장에서는 먼저 원수의 pH와 EC를 확인하고 양액기를 통과한 공급액의 EC와 pH가 설정값에 맞게 공급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후 동일한 위치와 비슷한 시간대에서 배액을 채취해 EC와 pH 변화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면 근권환경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측정조건을 일정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 중 서로 다른 시간에 채취한 배액을 비교하거나 매번 다른 베드에서 측정하면 변화의 원인을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일정한 측정방법을 정해 기록하는 것이 좋다. 국내 폐쇄형 수경재배 연구에서도 매일 마지막 배액을 일정한 시간에 수집하여 EC와 pH를 측정했다.
배액 pH에 변화가 나타났다면 pH 하나만 조정하기보다 공급EC와 배액EC, 하루 관수량과 배액량, 일사량과 작물의 생육상태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근권의 수분상태가 달라지면 양분의 농축 정도가 변할 수 있고 작물의 생육과 양분흡수 역시 계절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딸기 양액 pH 관리의 핵심은 특정 숫자를 계속 맞추는 데 있지 않다. 원수에서 시작해 공급액과 배지를 거쳐 배액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pH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스마트팜에서는 공급 pH와 배액 pH를 EC, 관수량, 배액률과 함께 기록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자료가 축적되면 평소와 다른 pH 변화가 발생했을 때 단순히 산이나 알칼리를 추가하는 방식보다 원수와 양액, 근권 중 어느 부분에서 변화가 발생했는지를 보다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참고문헌 및 연구자료 - ① 전하준·변미순·류습생·장미순 (2011). 「배양액의 농도가 배액의 pH와 딸기 ‘설향’ 뿌리의 활성에 미치는 영향」. 원예과학기술지, 29(1), 23-28. ② Lee, H.C. et al. (2019). “Changes in Chemical Characteristics of Drainage Solution as Influenced by Years of Root Media Use in Successive Hydroponic Cultivations of ‘Seolhyang’ Strawberries.” Horticultural Science and Technology, 37(3), 375-383. DOI: 10.7235/HORT.20190038. ③ Choi, S.H. et al. (2022). “Growth and Quality of Strawberry Affected by Nutrient Solution Supplying Control System Using Drainage Rate in Hydroponic Systems.” Horticulturae, 8(11), 1059. DOI: 10.3390/horticulturae811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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