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기 수경재배에서 배액은 단순히 배지에서 흘러나와 버려지는 양액이 아니다. 공급한 양액 중 작물과 배지가 이용하거나 보유하고 남은 부분이기 때문에 관수상태와 근권의 양분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스마트팜에서는 양액기의 공급 EC와 pH를 정밀하게 관리하더라도 실제 뿌리가 접하는 배지 내부의 환경이 공급액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 작물은 물과 각 무기양분을 서로 다른 비율로 흡수하며 일사량과 증산량에 따라서도 물의 흡수량이 변한다. 이 과정에서 배지 내부 양액의 농도와 조성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딸기 수경재배에서는 공급량만 확인하기보다 배액량과 배액률, 배액 EC와 pH를 함께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정보를 일사량과 생육단계, 배지 수분상태와 연결하면 관수가 부족한지 또는 과도한지를 판단하고 근권환경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딸기 배액의 발생 원리와 배액률의 의미
양액을 배지에 공급하면 일부는 배지에 보유되고 일부는 뿌리를 통해 흡수된다. 공급량이 배지가 보유할 수 있는 양과 작물이 사용하는 양을 넘으면 남은 양액이 배지 밖으로 빠져나오는데 이것을 배액이라고 한다.
배액률은 일반적으로 공급한 양액에 대해 얼마나 많은 양이 배출되었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일정 기간 공급량이 10L이고 배액이 2L라면 단순 계산한 배액률은 20%가 된다.
그러나 배액률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낮다고 항상 효율적인 것도 아니다. 배액이 지나치게 적으면 근권에 염류가 농축될 가능성이 있으며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많은 배액을 발생시키면 물과 비료의 사용량이 증가한다.
국내 금실 딸기 수경재배 연구에서는 배액률 10%, 20%, 30%를 기준으로 양액공급을 제어하는 처리와 하루 4회 또는 6회 고정 관수하는 방식을 비교했다. 배액률 기준이 높아질수록 실제 양액 공급량도 증가했다. 이는 배액률이 관수량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배액률은 하나의 고정된 목표값으로 보기보다 작물이 현재 어느 정도의 물을 사용하고 있고 공급된 양액이 근권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공급EC와 배액EC의 차이로 근권을 이해하는 방법
배액을 관리할 때 중요한 항목 중 하나가 EC이다. 공급 EC는 작물에 투입되는 양액의 전체적인 이온농도를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배액 EC는 배지를 통과한 이후 양액의 상태를 보여준다.
작물이 물을 상대적으로 많이 흡수하고 양분이 배지에 남으면 근권의 양액이 농축되면서 배액 EC가 공급 EC보다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관수량이 많아 배지의 양액이 충분히 희석되거나 배출되는 조건에서는 공급 EC와 배액 EC의 차이가 작아질 수 있다.
농촌진흥청 연구의 금실 딸기에서는 모든 처리의 공급 EC가 평균 약 1.25 dS/m로 동일했지만 배액 EC는 서로 달랐다. 배액률 10%, 20%, 30% 처리의 평균 배액 EC는 각각 약 1.87, 1.76, 1.71 dS/m였다. 하루 4회 고정 관수에서는 2.06 dS/m, 6회 관수에서는 1.57 dS/m로 나타났다.
특히 10% 배액률 처리에서는 실험 중 배액 EC가 최대 2.65 dS/m까지 높아진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공급량이 적고 배액률이 낮아질수록 배액 EC가 높아지는 현상을 관찰했다.
하지만 특정 배액 EC 하나만으로 과습이나 건조를 확정해서는 안 된다. 공급 EC와의 차이와 변화 추세, 배액량 및 환경조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딸기 배액pH가 알려주는 근권환경의 변화
배액 pH 역시 근권환경을 이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공급 양액의 pH를 일정하게 유지하더라도 배지를 통과한 배액의 pH는 공급 pH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 이유는 뿌리가 물과 무기양분을 흡수하는 과정, 배지의 특성, 원수의 조성 등이 근권의 화학적 환경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액기의 공급 pH가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실제 근권에서도 같은 pH가 유지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금실 딸기 배액률 연구에서는 공급액의 평균 pH가 약 6.81, 배액은 약 7.11이었으며 관수 처리 간 배액 pH에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것 역시 특정 실험조건에서 얻어진 결과이므로 모든 딸기 농장의 기준값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또 다른 국내 폐쇄형 딸기 수경재배 연구에서는 공급 양액을 pH 6.0으로 관리했지만 실험에 따라 배액 pH 평균이 약 7.0 또는 6.6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한 번 측정한 배액 pH 숫자보다 지속적인 변화 방향이다. 평소 일정했던 배액 pH가 계속 상승하거나 하락한다면 공급액과 원수, EC, 관수 및 근권상태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배액량과 배액EC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
배액 EC만 확인하면 근권에서 양액이 농축되고 있는지는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지만 왜 그런 현상이 발생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그래서 배액량을 함께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일사량이 증가한 날 배액량이 감소하면서 배액 EC가 상승한다면 작물의 수분사용 증가와 관수량 부족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반대로 흐린 날에도 많은 양액을 공급해 배액량이 크게 증가하고 배액 EC가 공급 EC와 비슷해진다면 관수량이 필요 이상으로 많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국내 금실 연구에서도 하루 6회 고정 관수 처리의 공급량은 식물당 평균 239.6mL로 가장 많았고 하루 평균 배액량 역시 가장 많았다. 연구진은 배액률을 이용한 제어와 비교했을 때 불필요한 양액 공급과 배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배액량, 배액률과 EC는 따로 해석하는 숫자가 아니다. 일사량과 공급량까지 함께 기록해야 작물의 실제 수분사용과 관수의 적절성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배액률 20%를 모든 딸기의 기준으로 적용하면 안 되는 이유
금실 딸기를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서는 배액률 20% 처리에서 생육이 양호했고 27g 이상 대과의 수량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해당 실험조건에서 20% 배액률 처리가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것을 모든 딸기 농장에서 배액률을 반드시 20%로 맞춰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연구에서는 특정 품종과 배지, 시설, 공급 EC, 1회 관수량과 재배환경을 사용했다. 품종이나 배지 용량, 일사량, 생육단계가 달라지면 적절한 관수량과 배액 발생량도 달라질 수 있다.
실제 다른 국내 폐쇄형 딸기 수경재배 연구에서는 공급량 대비 약 30~40%의 배액을 유지하도록 관수량을 조정했다. 연구 목적과 시스템이 달랐기 때문에 사용한 배액 관리방법 역시 달랐다.
따라서 특정 논문의 배액률 숫자를 그대로 농장 설정값으로 복사하기보다 배액률과 공급·배액 EC의 변화가 어떤 관계를 보이는지를 이해하고 자신의 재배환경에서 자료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딸기 배액을 이용한 스마트팜 근권관리
실제 농장에서는 공급량과 배액량을 같은 기준으로 측정하여 배액률을 계산하고 공급 EC·pH와 배액 EC·pH를 함께 기록하는 방법이 유용하다. 여기에 일사량과 관수횟수, 1회 관수량까지 기록하면 관수와 근권환경의 관계를 더욱 명확하게 볼 수 있다.
배액 측정 위치와 시간도 가능한 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서로 다른 베드나 시간대의 값을 무작위로 비교하면 변화의 원인을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의 배액이 언제 처음 발생하는지, 오전과 오후의 배액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관수제어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다.
배액을 다시 사용하는 순환식이나 반폐쇄형 수경재배에서는 관리가 더 중요하다. 최근 설향을 이용한 반폐쇄형 수경재배 연구에서는 배액 재사용 수준이 높아지면서 나트륨과 염소 등 작물이 상대적으로 적게 흡수하는 이온의 축적과 이온균형 변화가 관찰됐다. 따라서 순환식에서는 EC만 맞추는 것보다 개별 이온의 축적까지 고려해야 한다.
결국 딸기 배액은 버려지는 물이 아니라 근권에서 일어난 결과를 보여주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공급량과 배액률, 공급·배액 EC와 pH를 일사량 및 배지 수분상태와 함께 장기간 기록하면 관수량을 보다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팜에서 중요한 것은 배액률을 하나의 숫자로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날씨와 계절, 작물의 생육단계에 따라 공급과 배액의 균형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경험에만 의존하는 관수에서 벗어나 작물과 근권의 실제 반응을 이용한 관수관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
참고문헌 및 연구자료 - ① Choi, S.H., Kim, D.Y., Lee, S.Y., & Chang, M.S. (2022). “Growth and Quality of Strawberry Affected by Nutrient Solution Supplying Control System Using Drainage Rate in Hydroponic Systems.” Horticulturae, 8(11), 1059. DOI: 10.3390/horticulturae8111059. ② Lee, H.C. et al. (2019). “Changes in Chemical Characteristics of Drainage Solution as Influenced by Years of Root Media Use in Successive Hydroponic Cultivations of ‘Seolhyang’ Strawberries.” Horticultural Science and Technology, 37(3), 375-383. DOI: 10.7235/HORT.20190038. ③ Joung, K.H. et al. (2024). “Seasonal drainage characteristics and total nitrogen and total phosphorus losses of strawberry hydroponic farms in Gyeongnam.” Korean Journal of Soil Science and Fertilizer, 57(4), 307-319. DOI: 10.7745/KJSSF.2024.57.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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